[OSEN=허행운 인턴기자] 임찬규(26·LG 트윈스)의 어깨에 LG 마운드의 초반 운명이 걸려있다.
LG는 2018시즌 68승 1무 75패를 기록하며 8위에 머물렀다. 베테랑 박용택과의 계약, 주전 3루수 김민성 사인&트레이드 영입 등으로 오프시즌을 보낸 LG이지만, 다가올 2019시즌 명예회복을 위해서는 여전히 풀어야할 숙제가 남아있다.
대부분의 팀들이 그렇지만 LG 또한 탄탄한 선발진을 구축하는 것이 우선과제다. 특히 외국인 용병을 제외한 토종 선발 에이스 차우찬이 지난해 10월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고 자리를 비운 상태다. 재활에 전념하고 있지만 개막전 합류는 쉽지 않을 것이며, 이후에도 선발 로테이션을 최소 2차례 거를 전망이다.

그에 따라 주목 받는 선수는 역시나 임찬규다. 지난해 차우찬과 더불어 팀내에서 유일한 두 자릿수 승리(차우찬 12승, 임찬규 11승)를 기록했다. 외국인 용병 듀오 타일러 윌슨-케이시 켈리에 이어 시즌 초 3선발을 맡을 예정이다. 임찬규는 현재 류중일 감독이 4,5선발로 염두에 두고 있는 김대현-배재준을 잘 이끌어야할 과제가 있다.
하지만 첫 시범경기 등판에서 보여준 모습은 다소 아쉬웠다. 임찬규는 14일 이천 LG 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시범경기에서 선발로 등판해 4이닝 4실점 3볼넷 3삼진 5피안타를 기록했다. 총 투구수는 77개로 스트라이크 49개와 볼 28개를 기록했고 직구, 슬라이더, 체인지업 그리고 커브를 섞어 던졌다. 직구 최고 구속은 137km, 최저 131km를 기록했다.
첫 스타트는 매우 좋았다. 1회초 마운드에 오른 임찬규는 허경민을 2루 땅볼, 페르난데스 삼진, 박건우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깔끔한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2회 또한 오재일에게 안타를 하나 허용하긴 했지만 추가 진루를 허용하지 않으며 실점 없이 마무리했다. 상대팀 두산이 이날 경기에 주전 선수를 대거 기용하며 탄탄한 라인업을 구축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2회까지는 분명 좋은 피칭을 보여줬다.
문제는 3회였다. 박세혁-정수빈-허경민까지 3타자 연속 안타를 허용했다. 상대적으로 느슨하게 하위타선을 상대한 것이 화근이었다. 임찬규는 두산의 상위 타선 강타자들을 잘 처리하고 긴장이 조금 풀렸는지, 박세혁과 정수빈에게 모두 초구를 공략 당했다. 결국 이어진 허경민의 후속타와 볼넷, 김재환의 2타점 적시타와 오재원의 희생플라이로 3회초에만 총 4실점했다.
이후 4회초 안정을 되찾고 다시 무실점으로 이닝을 끝마쳤다는 점을 생각하면 임찬규의 3회는 더욱 아쉬웠다. 대량 실점의 원인이 될 수 있는 하위 타선과의 승부에 끝까지 집중해야할 필요성이 이날 경기에서 드러났다. 또한 자신의 지난 시즌 평균 패스트볼 구속이 138.7km였다는 점을 생각해볼 때, 조금 더 구속을 끌어올릴 필요도 있다. 아직 첫 시범경기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시즌 개막까지 남아있는 일주일 남짓한 시간 동안 충분히 몸상태를 끌어올릴 수 있을 전망이다.
임찬규는 지난해 개인 통산 처음으로 두 자릿수 승수라는 의미있는 기록을 만들었다. 물론 그와 함께 기록한 11패와 5.77의 평균자책점은 아쉬운 부분이지만, 올시즌 좀 더 나아진 성적과 함께 두 자릿수 승수 기록을 이어가야 한다. 차우찬이 비어있는 시즌 초반을 임찬규가 훌륭히 메꿔준다면, 2019 시즌 명예회복을 노리는 LG에게 큰 힘이 될 전망이다. /luck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