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선수들이 부러워한 '우승 포수' SK 허도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9.03.16 09: 07

“우와, 우승 포수네”. 
SK 베테랑 포수 허도환(35)은 지난 14~15일 대전 시범경기에서 ‘친정팀’ 한화 선수들에게 부러움을 샀다. 지난 2015~2017년 3년간 한화에서 뛰었던 허도환은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지난해 SK 유니폼을 입었고, 이적 첫 해부터 한국시리즈 우승 순간 안방을 지킨 포수로 기쁨을 만끽했다. 
모처럼 한화 선수들과 해후한 허도환은 “한화 형들이 ‘팀 잘 옮겼네’라고 농담하면서 많이 부러워하더라. 야구선수로서 우승은 목표이자 꿈이다. 한화도 좋은 팀이지만, SK라는 좋은 팀에 와서 우승 경험도 할 수 있었다. 팀원들과 코칭스태프에 감사하다. 내가 복이 있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허도환은 올해도 SK의 우승을 위해 밀알이 될 각오가 되어있다. 이재원을 뒷받침할 백업 포수로 준비 중이다. 15일 한화전에선 1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 1사구로 활약했다. 7회 중견수 깊은 뜬공에 1루에서 2루로 태그업하며 한 베이스 더 진루했고, 8회에도 1루에서 3루로 전력 질주하며 또 몸을 날렸다. 
발이 느린 것으로 잘 알려진 허도환이지만 두 번의 슬라이딩으로 최선을 다한 베이스러닝에 박수가 터져 나왔다. 유니폼 바지 곳곳이 흙투성이에 구멍이 날 정도로 몸을 사리지 않았다. 30대 중반 베테랑이고, 날씨가 쌀쌀한 시범경기인 것을 감안하면 이렇게까지 무리할 필요는 없었다. 
이에 대해 허도환은 “어제(14일) 경기에서 안일한 볼 배합으로 추가점을 내줬다. 동료들이 열심히 하는데 미안했다. 고참으로서 솔선수범하며 파이팅을 더 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야 어린 후배들도 보고 배울 수 있다. 유니폼이 찢어지는 건 문제가 안 된다. 이런 모습을 코칭스태프가 원하실 것이다”고 말했다. 
2년 연속 우승에 대한 기대도 크다. 그는 “우리 팀이 타격도 좋지만 투수가 정말 좋아졌다. 중간 투수들도 손이 아플 정도로 구위가 엄청나다”며 “어린 선수들과 고참 형들의 조화가 잘 이뤄져 있다. 시범경기에선 조금 처져있지만 야구는 사이클이 있다”고 기대했다. SK는 15일 한화전 승리로 4경기 만에 시범경기 첫 승을 올렸다. 
이어 허도환은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이 확정된 순간 3초 정도는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로 좋았다. 그런데 마운드에서 우승 세리머니를 할 때 (무리에 뒤엉켜) 동료 선수들에게 발을 계속 밟혀 너무 아팠다. 가운데 껴서 빠지지도 못했다”며 웃은 뒤 “올해도 그 아픔을 또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waw@osen.co.kr
[사진] 대전=박재만 기자 pjmp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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