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감이 전체적으로 떨어졌네요.”
롯데 자이언츠 양상문 감독은 지난 16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리는 한화와의 시범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의 타격감을 걱정했다. 그는 “선수들의 타격감이 전체적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롯데는 지난 12일 열린 첫 시범경기였던 상동 NC전을 승리한 뒤 내리 4연패를 당했다. 투수진과 타선 모두 아쉬움을 남기고 있는데, 투수진의 경우 자신의 공을 실험하면서 마운드에서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다. 평균자책점 부문에서는 5.40(40이닝 24자책점)으로 부진하지만 탈삼진 47개로 시범경기 1위, 볼넷은 14개로 최소 3위에 올라 있다. 과정적인 면에서는 그리 나쁘다고 볼 수 없다.

아울러 양상문 감독은 투수진의 경우 현재 정규시즌에 나올 만한 상황들을 가정하고 실전 모드로 운영을 하고 있다. 시범경기 전체적으로 투수진의 연투 능력도 시험하고 있다. 13일 상동 NC전-14일 고척 넥센전에서는 좌완 차재용이 연투를 했고, 16일 대전 한화전까지 나서며 원포인트릴리프 가능성을 타진했다. 지난 15일 고척 키움전과 16일 대전 한화전에서는 손승락이 연투를 펼치기도 했다. 양상문 감독은 “시범경기 기간이 짧기 때문에 정규시즌 실전 처럼 운영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 바 있고, 정규시즌과 같은 운영을 펼치고 있다. 이닝 중 교체, 원포인트릴리프 활용 등 다양한 상황에 투수들을 내세워 시험하고 있다.
결국 관건은 앞서 양상문 감독이 언급한 것처럼 타선의 감각이다. 정규시즌에 선보일 타순 조합을 시험하던 상황이었고, 지난 16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1번 타순에 민병헌을 두고 7번 타순에 아수아헤를 넣는 것이 나은 것 같다”고 말하며 어느 정도 타순 구상을 마쳤음을 언급했다. 민병헌과 아수아헤의 타순 배치가 관건이었는데 교통정리는 끝냈다.
다만, 이들을 비롯한 주전급 야수들의 타격감은 현재 바닥이다. 팀 타율은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1할대(0.187)이다. 홈런은 4개(전준우, 정훈, 민병헌, 이대호)를 때려냈지만 득점권 상황에서 적시타는 전무하다. 지난 16일 대전 한화전 역시 1점을 뽑았지만 10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5회초 무사 1,3루에서 오윤석의 3루수 병살타로 1점을 뽑아냈을 뿐. 팀 전체 안타도 포수 나종덕의 멀티 히트가 전부였다.
사실 주전급 선수들이 개막전에 맞춰서 타격감을 끌어올리는 만큼 현재 걱정의 크기는 그리 크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이제 시범경기가 3경기 밖에 남지 않은 현 시점에서 우려는 생길 수밖에 없다. 특히 상위 타순에 대거 몰려있을 중심 타순이 시즌 초반에 헤맬 경우 지난 시즌 초반 악몽의 연패를 반복하지 마라는 법은 없다. 상위 타순과 하위 타순의 격차가 상대적으로 큰 편인 상태에서 시즌 시작이 난관에 봉착할 경우 사태의 심각성은 더해진다. 지난해를 상기시키며 “시즌 초반을 잘 풀어나가야 한다”는 롯데 관계자의 말은 이러한 걱정의 연장선이다.
시범경기 성적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 듯한 롯데의 현재 모습. 지난해와 달리 1차 대만 가오슝 캠프와 2차 오키나와 캠프에서 10번의 연습경기를 치르며 실전 감각을 더 많이 쌓고 왔다. 과연 정규시즌 개막전까지 지장 없이 실전 감각을 회복하고 정상궤도에 돌입할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