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용규(34)가 팀에 트레이드를 공개적으로 요청하면서 논란을 일으켰다. 개막을 앞둔 시점에서 이용규의 트레이드 요청은 프로야구의 최대 이슈가 됐다. 대구에서 시범경기를 가진 삼성과 LG 관계자들도 이용규 사태에 한 마디씩 하며 궁금증을 드러냈다.
이용규는 시범경기가 시작되면서 한용덕 감독과 한화 구단 관계자에게 두 차례나 트레이드를 요청했고, 한화 구단은 이용규를 설득하려 했다. 그러나 지난 15일 언론에 ‘트레이드 요청’ 사실이 공개되면서 일파만파 파문이 일고 있다.
이용규가 ‘왜’ 트레이드를 공개적으로 요청했는지, 정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용규는 올해 1월 30일 스프링캠프 출발 직전에 2+1년으로 계약금 2억원, 연봉 4억원, 옵션 연간 4억원 등 최대 26억원에 계약했다.

캠프에서 이용규는 중견수에서 좌익수로 포지션이 변경됐고, 주로 테이블세터로 뛰던 그는 시범경기에서 9번으로 출장해왔다. 포지션과 타순 변경이 연간 4억 원의 옵션 달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트레이드 요청의 주된 이유라고 추측되고 있다.
한화 구단은 16일 내부 회의를 통해 일단 이용규를 육성군으로 내려가라고 통보하고 후속 조치를 계속 논의 중이다. 16일 1군 훈련에 무단 지각한 이용규는 17일 서산 육성군에 합류했다.
팬심은 이용규를 향한 비난이 주된 반응이다. 베테랑으로 팀내 경쟁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자세, FA 계약까지 한 뒤에 개막도 하기 전에 공개적으로 트레이드를 요청한 타이밍 등을 비난하고 있다.
화난 팬심은 급기야 이용규의 가족까지 비난하고 있다. 이용규의 아내 유하나씨의 개인 SNS까지 찾아가 악플을 남기고 있는 것이다. 잘못된, 엇나간 팬심이다. 이용규의 트레이드 요청이 가만히 있는 가족이 비난받을 이유는 전혀 없다. 더구나 유씨는 현재 임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어 정신적인 피해가 걱정된다.
유씨는 16일 자신의 SNS에 "저는 지금 임신 5개월차"라며 말문을 열고 “뱃속아이와 7살인 아이가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욕을 먹을 이유가 없다"고 악플을 자제해달라는 글을 올렸다. 유씨는 "지나친 욕설과 공격적인 이야기들은 법적조치를 취하기로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이용규의 행동에 실망한 팬일지라도 가족까지 비난하는 것은 어느 누구도 공감하지 못할 잘못된 행동이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