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과 달라" 난감한 한화, 이용규에게 강경 대처 고심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9.03.17 20: 04

권혁에 이어 이용규까지, 한화가 베테랑들의 거듭된 퇴단 요청으로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이용규는 지난 15일 대전 SK전 시범경기를 마친 뒤 구단에 트레이드를 요청했다. 지난 1월30일 한화와 2+1년 최대 총액 26억원에 FA 재계약을 체결했지만 시즌 개막 일주일을 앞두고 팀을 떠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한화는 16일 이용규에게 육성군 이동을 알리며 후속 조치를 예고했다. 강경 조치가 불가피하다는 분위기. 
이용규에 앞서 좌완 투수 권혁(두산)도 지난 1월말 스프링캠프 출발을 앞두고 1군이 아닌 2군으로 배정되자 방출을 요청했다. 당시 한화는 ‘대승적인 차원’에서 트레이드 카드로 쓰지 않고 선수의 의사를 받아들여 방출했다. 지난달 1일 한화에서 자유계약선수로 풀려 자유의 몸이 된 권혁은 이틀 뒤 두산으로 팀을 옮겼다. 

권혁을 풀어줄 때도 한화 내부에선 “안 좋은 선례를 남겨선 안 된다”고 반대하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권혁은 2015~2016년 혹사 논란 속에 한화 불꽃 야구의 상징이었다. 선수 요청을 들어주지 않으면 여론이 구단에 화살이 쏠릴 수 있었고, 미계약 상태였던 만큼 깔끔하게 풀어주는 것으로 빠르게 정리했다. 
그러나 이용규는 상황이 복잡하다. 한화 관계자들은 “권혁과 이용규는 완전히 다른 케이스”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대승적인 차원의 결정을 하진 않을 것이란 의미. 먼저 계약 문제가 걸려있다. 권혁은 FA 4년 계약 기간이 마무리된 뒤 새로운 연봉 계약 협상 중이었다. 연봉 계약이 되지 않은 상태였고, 구단 입장에선 금전적으로 크게 문제 될 부분이 없었다.  
이용규의 상황은 다르다. 2+1년 FA 재계약 첫 시즌으로 계약금 2억원, 연봉 4억원, 연간 옵션 4억원으로 최대 26억원 조건에 계약했다. 이용규의 요구대로 트레이드가 이뤄진다면 연봉 부담을 덜 수 있지만 지급된 계약금 2억원을 사실상 날리게 된다. 방출을 하면 쓰지도 않을 선수에게 보장 연봉 총 8억원을 지급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팀 구성과 전력을 볼 때도 1군에서 빠진 권혁과 달리 이용규는 1군 주전이었다. ‘중견수’ 정근우 카드를 구상, 실행한 것도 우익수 제라드 호잉과 더불어 좌익수 이용규가 양 옆에서 넓은 범위를 커버할 것이란 계산이 있었다. 시즌을 앞두고 구상을 마친 상태에서 반기를 들었다는 점은 ‘괘씸죄’가 적용된다. 
정확한 이유야 어찌됐든 이용규는 더 이상 한화와 함께할 수 없다는 마음을 공표했다. 한화 구단도 시기와 방법에 아쉬움을 표하며 현장과 프런트 모두 ‘함께할 수 없다’는 쪽으로 무게가 기울었다. 앞서 베테랑들과 불화가 있었지만, 이번 케이스는 ‘선’을 넘은 것으로 엄중하게 판단하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구단이 택할 수 있는 조치는 얼마 없다”고 밝혔다. 일단 육성군으로 보냈지만 시간을 오래 끌 문제는 아니다. ‘구단이 선수 요청에 계속 끌려다녀선 안 된다’는 내부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1군 전력 외는 물론이고 그 이상의 강경 조치가 있을 분위기다. /waw@osen.co.kr
[사진] 권혁-이용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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