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김상수의 올 시즌 화두는 반등과 변화로 요약된다.
최근 몇 년간 부상과 부진을 겪었다. 팀 성적이 하향 곡선을 그릴 때마다 비난의 화살은 그에게 향했다. 기대만큼 실망이 컸다는 의미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얻은 김상수는 삼성과 3년간 최대 18억 원에 계약했다.
김상수가 다시 뛴다. 지난날에 대해 아쉬움을 뒤로한 채 올 시즌 명예 회복을 잔뜩 벼르고 있다. 지난해까지 유격수로 뛰었던 그는 올해부터 2루수로 변신한다. 유격수에서 밀려서 2루수로 가는 게 아니라 최상의 조합을 위한 방안. 김상수는 타고난 야구 재능을 바탕으로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올해 들어 김상수의 눈빛이 달라졌다고 할 만큼 야구에 대한 마음가짐이 더욱 진중해졌다. 어느덧 서른이 된 그는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상수와 일문일답.
-표정이 밝아 보인다. 그만큼 컨디션이 좋다는 의미인가.
▲부상 없이 캠프를 잘 마쳐 만족스럽다. 오랜만에 즐겁게 야구했던 것 같다. 몸도 잘 만들었고 친구들도 많이 생겨 만족스럽다. 시범경기에서 잘 준비해 정규 시즌에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올해부터 2루수로 나선다. 여러모로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은 포지션인데.
▲2루 수비를 오랜만에 하면서 낯선 부분도 있었던 게 사실이다. 그럴수록 더 열심히 노력했다. 팀에 해가 되지 않게끔 열심히 준비 중이다.
-키스톤 콤비가 고정된다는 건 팀 전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까지 유격수로 뛰었는데 2루수는 익숙하지 않다. 유격수 (이)학주와 호흡을 잘 맞추는 게 중요하다. 학주에게 배울 부분이 많다. 서로에게 좋은 한 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공격적인 측면에서도 한 단계 나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캠프 기간 중 좋은 결과가 나왔다. 타이밍과 자세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다. 시범경기에서도 수치상 성적보다 지금껏 해왔던 부분을 잘 이어갈 수 있도록 초점을 맞추고 있다.
-김한수 감독은 "김상수가 있고 없고의 차이는 크다"고 말했다. 올 시즌 건강한 김상수의 활약이 기대되는데.
▲감독님께 정말 감사드린다. 최근 몇 년간 기대에 미치지 못했는데 올해부터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드리겠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계약 여부와 상관없이 개인 훈련을 열심히 해왔다. 부상 없이 최대한 많은 경기를 소화하는 게 목표다.
-야구를 대하는 자세가 진중해졌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제 진지해져야 할 위치다. 여러모로 느낀 게 많다. 정말 열심히 해야 한다. 무엇보다 아프면 안 된다는 걸 제대로 느꼈다.
-김한수 감독은 김상수, 이학주, 김동엽 등 1990년생 타자 3인방을 두고 "타선이 키를 쥐고 있다"고 표현했다.
▲나와 학주는 센터라인의 일원이고 동엽이는 팀이 원하는 홈런 타자다. 나와 학주가 수비에서 잘해야 투수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학주와 잘 맞춰 좋은 경기를 많이 하고 싶다.
-지긋지긋한 부상에서 벗어난 만큼 올 시즌 기대하는 부분이 클 것 같은데.
▲최근 몇 년간 이렇게 컨디션이 좋은 적은 없었다. 공격과 수비 모두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팀에 민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
-가수로 활동 중인 친동생 우디(본명 김상우)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상상하지 못한 일이 생긴 것 같다. 상우가 각종 차트 1위에 등극할 때 정말 기분이 좋았다. 동료들도 '김상수 동생 김상우'가 아닌 '우디 친형 김상수'라고 부른다. 정말 기쁘다. 나도 동생에게 부끄럽지 않은 형이 되겠다. 동생도 이제부터 시작이다. 이번에 잘됐다고 자만심에 빠질 동생이 아니다. 항상 동생을 믿고 이번 계기로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것으로 기대한다. /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