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한화와 이용규(34)의 어떤 결말을 맺게 될까.
이용규는 시범경기 도중 파문을 일으켰다. 한화 구단에 2차례나 트레이드를 요구한 그는 언론에 ‘트레이드 요청’을 공개했고, 개막을 앞둔 한화 구단은 혼돈의 소용돌이에 빠졌다. 한화는 재빨리 이용규를 ‘육성군’으로 내려보냈다. 시간을 두고 후속 조치를 논의 중이다.
FA 한파 속에 이용규는 지난 1월30일 한화와 2+1년 최대 총액 26억원에 재계약을 체결했다. 스프링캠프에서 좌익수로 포지션이 바뀌고, 9번 타순으로 내려간 것이 트레이드 요청의 이유로 알려지고 있다. 한용덕 감독은 이용규를 베스트 전력에 포함시켰으나, 예기치 못한 이용규의 행동에 직면했다.

한화와 이용규의 갈등 해법은 4가지 정도로 보인다. 먼저, 팀 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는 것처럼 이용규가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고 고개 숙이는 것이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다. 이용규는 감독의 팀 운영에 반기를 든 셈이다. 선수가 구단과 싸워 이기기는 힘들다. 지난해 송광민이 잠시 한용덕 감독의 눈 밖에 난 일이 있었다. 서로 오해를 풀고 다시 봉합됐다.
그러나 이용규의 ‘트레이드 공개 요청’과 그 과정에서 행동은 서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견해도 있다. 강경하게 트레이드를 요청한 이용규가 자존심을 접고 백의종군하는 것도 쉽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 있다.
두 번째, 한화와 이용규 모두 극단적인 방안이다. 한화가 육성군으로 내려보낸 이용규를 무기한 전력 외로 방치하는 것이다. 이용규는 트레이드가 되지 않는다면 2군에 있겠다고도 했다. 한화가 선수에 끌려가지 않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보인다면, 2년 동안 이용규를 육성군에 계속 둘 수도 있다.
이럴 경우 한화는 금전적인 손실(약 7억)을 감수해야 한다. 이용규에게 FA 계약금 2억원과 2년간 연봉으로 약 5억원 정도를 지급해야 한다.(3억 이상 고액 연봉자가 부상이 아닌 이유로 1군 엔트리에서 빠질 경우 일당(연봉의 1/300)의 50% 감액 규정이 있다)
하지만 이 방안은 너무나 강경한 방법, 한화 구단과 선수 모두 피해자가 된다. 사실상 이용규를 은퇴로 몰아넣는 방법으로 한화 구단이 역풍을 받을 수도 있다.
세 번째, 한화와 이용규가 서로 합의해서 FA 계약을 해지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KBO 규정에 위배된다. KBO는 “계약을 맺은 후 구단이 선수를 방출하는 것은 웨이버를 통한 방법 뿐이다"고 밝혔다. 그런데 웨이버에 의한 방출은 한화 구단에 손해다. 만약 한화가 이용규를 웨이버하고 9개 구단 중 누구도 이용규를 데려가지 않으면 남은 계약 조건(연봉)을 한화가 부담해야 한다. 웨이버 방출은 선수에게만 좋은 방안이라 가능성이 없다.
네 번째, 결국 이용규의 뜻대로 한화 구단이 트레이드를 추진하는 것이다. 서로 갈등을 봉합하기는 생채기가 너무 크다는 의견이 있다. 단순히 감독의 팀 운영에 고참으로서 불만을 표출한 것이 아니라, 이용규는 사실상 항명에 가까운 '트레이드 공개 요청'을 선택했다. 구단이나 감독이 선수를 다시 끌어안기에는 향후 팀 운영에 나쁜 선례를 남기고, 사실상 이전과 같은 관계 회복은 힘들어 보인다.
외야수, 테이블 세터를 필요로 하는 구단이 별로 없어 보이나, 헐값에 트레이드 시킬 수 있다. 다만 이미 맺은 FA계약 금액(2+1년 최대 26억원)이 만만치 않아 쉽게 성사될 지는 미지수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