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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반성→편성 확대→왕종명 앵커 논란..'뉴스데스크' 또 잡음(종합)[Oh!쎈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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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박소영 기자] “MBC 뉴스를 반성합니다”

지난 2017년 12월, MBC '뉴스데스크’는 정상화의 시작을 자기반성과 사과로 알렸다. 공영방송의 주인인 시청자들에게 허리 숙여 사과하며 “공영방송다운 게 무엇인지 늘 고민하겠다. 권력이 아닌 시민의 편에 서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뉴스데스크’가 갈 길은 아직 먼 듯하다. 

18일 생방송으로 진행된 ‘뉴스데스크’에 고 장자연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이자 증언자인 배우 윤지오가 출연했다. 왕종명 앵커는 “나와 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했고 윤지오는 “불러 주셔서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이날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전직 조선일보 기자 A씨에 대한 3차 공판기일이 진행됐는데 윤지오는 자발적으로 증인으로 나서 다시 한번 법정에 다녀왔다. 

그는 “오늘 재판에 자발적으로 참석해 증언했다. 갑자기 비공개로 재판이 전환된 이유는 정확히 모르겠다. 증인인 저조차도 잠시 나갔다가 증언할 때 다시 들어갔다”고 말했다. 왕종명 앵커는 “전직 조선일보 기자에 대한 재판인데 증인으로 나온 사람이 지금까지 나온 인물이 아닌 새로운 인물이라고?”라고 물었고 윤지오는  “그렇다. 제가 알고 있는 인물이지만 본인에 대한 신변 염려로 그런 것 같다. 저도 이해는 된다”고 솔직한 속내를 밝혔다.  

이에 왕종명 앵커는 “알고 있는 분이라면 쉽게 얘기해서 술자리에 함께 있었던 인물이란 건가?”라고 질문했고 윤지오는 “그렇다”고 말했다. 그러자 왕종명 앵커는 “누군지 지금 말씀해 주실 순?”이라며 말끝을 흐렸고 윤지오는 “말씀 드리긴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상대쪽 증인을 배려했다.

왕종명 앵커는 윤지오의 입에서 실명을 끄집어내기 위해 애썼다. 특히 그는 “증언 후에 술자리에서 장자연이 추행당한 걸 다른 연예인도 알고 있다고 증언했나?”라고 물었고 윤지오는 “증언자로 말씀 드리기 어렵다는 양해 부탁드린다. 직접 해명할 수 있는 권리를 드리고 싶다”며 거듭 실명 거론을 난처해했다.  

그럼에도 왕종명 앵커는 “장자연 문건에 방씨 성 가진 3명과 이름이 특이한 정치인이 있다고 했다. 진상조사단에는 얘기했을 텐데 이 자리에서 공개하실 의향은?”이라고 다시 한번 실명을 캐물었다. 윤지오는 “10년간 진술하면서 미행에도 시달리고 수차례 이사도 몰래 하고 해외로 도망가기도 했다. 해외에서 귀국할 때에도 언론사에서 제 행방을 묻고 했다더라. 오는 길에 교통사고도 두 차례 있었다”며 불안해했다. 

그러면서 “말씀 드리지 못하는 건 장시간 싸움을 위해서다. 그분들을 감싸기 위해서 말씀 안 드리는 게 아니다. 명예훼손으로 절 고소하면 증언자 목격자가 아닌 피의자로서 배상해야 한다. 그 분들에게 1원도 쓰고 싶지 않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왕종명 앵커도 끈질겼다. 그는 “아니 피의자가 아니라 피고소인이 될 수 있는 것”이라고 했고 윤지오도 “그들은 영향력이 있기 때문에”라고 받아쳤다. 이 말에 왕종명 앵커는 “윤지오 씨가 검찰 진상조사단에 나가서 명단을 얘기한 것과 생방송 뉴스에서 말하는 건 전혀 다른 차원이다.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것에 있어서 생방송 뉴스 시간에 이름을 밝히는 차원이 진실을 밝히는 데 더 빠른 걸음이라고 생각 안 해 봤나”고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 

윤지오는 잠시 생각한 뒤 “내가 발설하면 책임져 줄 수 있냐”며 웃었다. 왕종명 앵커는 “저희가요?”라고 반문했고 “이 안에서라면 어떻게든지”라고 얼버무렸다. 윤지오는 “안에서 하는 건 단지 몇 분이고 그 후로 저는 살아가야 하는데, 살아가는 것조차 어려움이 많이 따랐던 것이 사실이다. 저는 검찰 경찰에 일관되게 얘기했다. 검찰과 경찰이 밝혀서 말씀해주시길. 전 일반 시민으로서 증언자로서 말씀 드릴 수 없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거절했다. 

방송 이후 ‘뉴스데스크’와 왕종명 앵커를 향한 비난은 거세지고 있다. 왕종명 앵커가 국민의 알 권리를 빙자해 생방송 특종에 눈이 먼 나머지 지나치게 실명 답변을 종용했기 때문. 국민 후원을 받아 신변 보호를 위해 경호까지 받고 있는 윤지오를 배려하지 않은 질문인데다 시청률과 이슈를 따내려는 무리한 진행이었다는 쓴소리다. 

지난 2017년 12월 26일, ‘뉴스데스크’ 측은 5년 만에 정상 체제로 돌아왔다며 “부당한 보도를 밀어붙인 세력과 맞선 기자들이 있었지만 시청자들에게 그들의 구분이 무슨 소용이겠나. 나쁜 뉴스는 계속 나왔다. 기자 윤리, 저널리스트 정체성을 지키지 못한 점 깊이 반성한다”고 털어놨다. 박성호 앵커는 “MBC 기자들을 대표해 여러분께 사과드린다. 죄송합니다”라고 허리 숙여 사죄하기도. 

"공영방송의 주인인 국민을 배신했다"며 2014년 벌어진 세월호 참사에 대한 보도를 가장 큰 잘못으로 꼽았다. 전원 구조 오보, 희생자 보험금 분석, 세월호 보도 통제, 유병언 사망사건으로 눈돌리기, 해경을 희생양 삼아 꼬리자르기, 대리기사 폭행사건 선정적 보도 등을 반성했다. 

MBC 측은 발 빠르고 더 깊게 뉴스를 전달하겠다며 최근 '뉴스데스크' 방송 시간대까지 앞당겼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저녁 7시 30분부터 8시 55분까지, 금요일엔 저녁 7시 30분부터 8시 30분까지, 주말에는 지금과 같이 저녁 7시 55분부터 8시 45분까지 방송하는 개편안이 마련된 것. 

85분으로 늘어난 '뉴스데스크'는 기존 보도 수를 20개로 유지한 채 심층적인 리포트로 차별화해 시청자들에게 더 친절하고 깊이 있는 뉴스를 약속했다. 하지만 개편 초반부터 삐긋거리고 있다. 이미 시청자들은 왕종명 앵커의 인터뷰 태도에 쓴소리를 퍼붓고 있으며 ‘뉴스데스크’ 전체에 대한 아쉬움을 쏟고 있다. 

/comet568@osen.co.kr

[사진] 뉴스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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