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는 제구력이었다.
키움 히어로즈 좌완 이승호(21)와 KIA 타이거즈 좌완 김기훈(19)이 나란히 선발투수로 점검을 했다. 두 투수는 19일 서울 고척돔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CAR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시범경기에 선발투수로 등판해 격돌했다. 이승호는 6이닝 4피안타 1실점 승리투수, 김기훈은 4이닝 4피안타 5볼넷 3실점 패전투수였다.
투구 내용이나 성적을 본다면 이승호의 완승이었다. 이승호는 고졸 3년 차로 키움 선발진의 한축을 맡을 능력을 과시했다. 직구와 변화구를 앞세웠고 정교한 제구력이 돋보였다. 68개의 투구 가운데 50개가 스트라이크존에 꽃혔다. S존 확률이 74%에 달했다. 특히 슬라이더가 좋았다. 안정된 자세에서 가볍게 볼을 뿌렸고 대부분 스트라이크존 근처에 탄착군이 형성됐다.

3회까지 퍼펙트로 막았다. 4회는 선두타자 김선빈이게 중월 2루타를 맞았다. 여기에서 극복 능력이 돋보였다. 해즐베이커를 2루 땅볼로 유도했고 안치홍의 타구는 3루수 정면으로 날아가며 주자까지 더블아웃이 됐다. 5회도 무사 1,2루에서 이명기 삼진, 나지완은 유격수 병살로 유도했다. 6회 1사 1,3루에서 내야땅볼로 한 점만 허용했다.
반면 이날 데뷔전에 나선 김기훈은 볼넷 5개와 4이닝 81구에서 나타나듯 제구가 크게 흔들렸다. 1회에만 볼넷 3개와 2루타를 맞았다. 1실점으로 막았으나 37개의 볼을 던졌다. 3회도 볼넷이 화근이 되면서 1실점했고 3회는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한복판으로 던지다 홈런을 맞았다. 4회만 퍼펙트 투구였다.
81개의 볼 가운데 스트라이크는 43개였다. S존 확률이 53%에 그쳤다. 위력적인 직구로 4개의 삼진을 뽑아냈으나 원하는 곳에 볼을 던지는 능력을 키워야 하는 숙제를 안았다. 밸런스가 잡히면 상당히 공략하기 힘든 볼을 던진다는 점도 보여주었다. KIA는 4회의 퍼펙트 투구를 기대하지만 앞선 3이닝이 너무 부진했다. 선배 이승호가 후배 김기훈에게 투구가 무엇인지를 알려준 경기였다.
이승호는 "시즌 개막에 맞춰 모든 준비를 해나가고 있다. 현재 아픈 곳도 없고 컨디션이 좋다. 캠프때 변화구 컨트롤을 중점 연습했는데 준비한대로 잘 들어갔다. 슬라이더 제구가 좋아 투구수가 줄었다. 이지영 선배의 제구가 워낙 좋아 쉽게 던졌다. 매번 오늘처럼 던질 수 있게 평소에도 몸관리 잘하며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기훈은 "적극적으로 승부를 하려고 했지만 밸런스가 맞지 않았다. 지난 경기(KT전 1이닝 퍼펙트, 우천 노게임)의 밸런스가 나오지 않았다. 4회는 좋았던 것을 생각하고 마운드에 올랐다. 오늘 경기는 점수를 매기고 싶지 않다. 100개 까지즌 충분히 던질 수 있다. 준비 잘해서 다음 경기에 잘 던지겠다"고 말했다. /sunny@osen.co.kr
[사진]고척돔=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