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인도 최대 차량 호출 서비스(Car Hailing) 기업 올라(Ola)에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를 결정했다. 무려 3억 달러, 약 3,391억 원에 달하는 거액이다.
국내에서는 택시 업계의 반발로 차량 호출 서비스가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지만 스마트 모빌리티 시장은 인도에서도 이미 대표적인 공유경제로 자리를 잡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이번 투자를 통해 인도의 공유경제 생태계에서 판도를 선도해 나가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되겠다는 전략을 천명하고 있다. 인도 내 차량 메이커 중 최초로 플릿 시장에 진입함으로써 ‘차량 개발·판매 → 플릿 관리 → 모빌리티 서비스’에 이르는 공유경제 가치사슬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도 이는 지난해 9월 인도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 업체’로의 전환을 추진하겠다는 고강도 혁신 전략을 공개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동남아시아에서는 그랩(Grab)과의 협력을 통해 자동차 공유경제 기반을 닦아 놓았다.
이번 투자 결정에 앞서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과 올라의 바비쉬 아가르왈(Bhavish Aggarwal) CEO는 지난달 말 현대차 양재사옥에서 구체적 협력 방안과 미래 모빌리티 시장 변화에 대한 심도 깊은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인도는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시장으로, 인도 모빌리티 1위 업체인 올라와의 협력을 통해 우리가 목표로 하는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업체로의 전환 노력에 한층 속도가 붙게 될 것”이라며 “고객들에게 새롭고 더 큰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변화와 혁신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올라의 바비쉬 아가르왈 CEO는 “현대와의 협력으로 인도 10억 인구를 위한 혁신과 첨단 모빌리티 솔루션 구축에 나설 수 있게 됐다”며 “우리는 고객들께 제공하는 서비스 범위를 확대함과 동시에 차세대 모빌리티 솔루션들을 시장에 선보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19일 올라와의 투자 및 전략적 사업 협력에 대한 계약을 체결 사실을 발표하고 인도 모빌리티 시장에서 상호 다각적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올라는 2011년 설립, 현재 인도 카헤일링 시장 1위를 달리고 있는 인도 최대 모빌리티 서비스 업체이다. 현재 글로벌 125개 도시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등록 차량 130만 대, 설립이래 차량 호출 서비스 누적 10억 건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체결한 계약에 따라 현대자동차 2억 4,000만 달러와 기아자동차 6,000만 달러 등 총 3억 달러(3,391억원)를 올라에 투자한다. 현대·기아차가 지난해 동남아시아 최대 모빌리티 기업 그랩에 투자한 2억 7,500만 달러를 상회하는 액수로, 단번에 역대 외부 기업 투자 기록을 갱신했다.
현대자동차는 인도 자동차 시장에서 지난해 55만대를 판매해 업계 2위를 달리고 있으며, 기아자동차도 올 하반기 연산 30만대 규모의 공장 건설을 완료하고 인도시장 공략에 본격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앞으로 현대·기아차와 올라는 플릿 솔루션 사업 개발, 인도 특화 EV 생태계 구축, 신규 모빌리티 서비스 개발 등 3대 분야에서 상호 맞손 전략을 펼치게 된다.
또한 인도 특화 전기차 개발 및 생태계 구축도 공동 추진한다. 인도 정부는 2030년까지 판매되는 모든 신차를 전기차로 바꾸겠다며 공격적인 친환경차 육성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인도 카셰어링 운영업체인 레브(Revv)와 제휴해 현지 카셰어링, 렌터카, 차량 서브스크립션(Subscription) 분야에서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계약으로 카헤일링 및 신규 모빌리티 분야에서 올라와 협업하는 등 모빌리티 서비스 별 이원화 전략을 통해 인도 모빌리티 시장 전반을 아우르는 대응 체계를 구축하게 된다.현대차는 국내 라스트 마일 배송 서비스 전문 업체 메쉬코리아(Mesh Korea), 미국 모빌리티 서비스 업체 미고(Migo), 중국의 라스트 마일 운송수단 배터리 공유 업체 임모터(Immotor), 호주의 P2P 카셰어링 업체 카넥스트도어(Car Next Door) 등과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글로벌 모빌리티 시장에 대한 대응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100c@osen.co.kr
[사진]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과 올라의 바비쉬 아가르왈(Bhavish Aggarwal) CEO가 지난달 말 현대차 양재사옥에서 구체적 협력 방안을 논의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