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트리 늘리는 것이 안 되면 등록-말소 기간을 단축시키는 것은 어떨까.”
프로야구가 10구단 144경기 체제가 되면서 현장의 공통된 목소리가 있다. 감독들은 장기 레이스를 치르는데 1군 엔트리 숫자가 적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KBO는 10개 구단 체제가 된 2015년 1군 엔트리를 26명에서 27명으로 1명 늘렸다. 경기 출장 선수는 25명이다. 보통 전날 선발과 다음날 선발을 출장 불가 선수(△)로 지정하고 최대 25명을 한 경기에 출장시킬 수 있다.

개막을 앞두고, 시즌 도중 올스타전에 감독들이 한 번씩 모이면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는데 빠지지 않는 것이 엔트리와 경기 수 이야기다. 현장에서는 144경기 체제가 너무 힘들다는 의견, 가뜩이나 선수층이 풍족하지 못하기에 경기 수준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10구단 체제에서 144경기를 줄이는 것은 쉽지 않다. 경기 수를 줄이지 못한다면 1군 엔트리 숫자를 늘리는 것을 원하지만, 구단의 살림살이를 책임지는 단장, 사장들의 의견은 다르다. 선수 1명이 늘어나면 비용도 늘어난다. 1군 체제 비용 뿐만 아니라 5000만원 이하 저연봉 선수는 1군 등록일수에 따라 별도의 등록 수당을 받는다.
1군 엔트리 숫자를 못 늘린다면, 1군 등록-말소 기간을 단축시키는 아이디어도 나왔다. 양상문 롯데 감독은 “감독들끼리 모여 이야기할 때 등록 말소를 현재 10일에서 5일 또는 일주일로 줄이는 제안도 나왔다”며 “말소 기간이 줄어들면 엔트리 숫자가 1명 늘어나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행 제도로는 한 번 엔트리에서 제외되면 열흘 후에 재등록이 가능하다. 등록 말소 기간이 줄어들면, 투수들을 더 많이 활용할 수 있다. 4~5선발 투수는 한 번 던지고 엔트리에서 빠지고, 2군에서 준비한 다른 선발 요원이 올라와 던질 수 있다. 몇몇 감독들도 동의했지만, 단장들의 모임인 실행위원회에 뜻이 전달되지는 못했다.
지난 1월초 열린 KBO 실행위원회에서 1군 엔트리 확대 방안은 없었다. 대신 경조사 휴가제도를 신설했다. 선수가 직계 가족 사망 또는 자녀 출생을 사유로 5일의 경조 휴가를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해당 선수의 경우 엔트리 등록은 말소되지만 등록 일수는 인정받게 되며, 경조 휴가가 시작된 날부터 10일이 경과하지 않아도 현역 선수로 등록이 가능하다.
한편 미국 메이저리그는 현재 25인 엔트리인데, 2020년부터 한 명을 늘려 26인 엔트리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일본프로야구는 올해부터 28명에서 29명으로 한 명 늘리기로 결정, 29명 등록 25명 출장으로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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