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허행운 인턴기자]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 보고 싶었다."
‘2019 메이저리그(MLB)’가 드디어 그 시작을 알렸다. 지난 20일(이하 한국시간) 도쿄돔에서 시애틀 매리너스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가 개막전을 치렀다. 이 경기는 시애틀이 도밍고 산타나의 만루홈런에 힘입어 9-7로 승리하며 기분 좋은 시작을 알렸다.
시애틀의 승리보다도 더 많은 조명을 받은 선수는 스즈키 이치로(45·시애틀 매리너스)다. 이번 일본 개막 시리즈를 마지막으로 실질적으로 은퇴수순을 밟을 예정인 이치로는, 7년 만에 자신의 모국에서 현역 메이저리거로서 모습을 보였다. 두 타석을 소화한 이후, 4회말 수비에서 교체되었고 도쿄돔을 찾은 수많은 팬들의 박수를 받으며 덕아웃으로 돌아왔다.

일본의 또다른 메이저리그 스타 오타니 쇼헤이(24·LA 에인절스)도 이 경기를 지켜봤다. 일본 야구 전문 매체 ‘풀카운트’는 “오타니가 이치로의 모습을 보기 위해 늦은 시간 기상했다”고 전했다. 오타니는 21일 에인절스 캠프에서 있었던 인터뷰에서 “이치로 선수가 교체될 때까지 지켜봤다”고 전했다.
오타니가 현재 머무르고 있는 에인절스의 캠프지는 미국 애리조나주 템피에 위치하고 있다. 현지시간으로 이치로의 경기는 새벽 2시 35분에 펼쳐졌지만, 이를 보기 위해 늦은 새벽에 일어난 것이다. 오타니는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이기 때문에 보고싶었다. 이치로는 야구 선수로서 많은 결과를 남겼다. 그 부분이 정말 멋있다고 생각한다”며 선배를 향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웃지 못할 일도 있었다. 정작 오타니는 이치로가 팀 동료들과 관중들의 박수를 받으며 덕아웃으로 돌아와 눈시울을 붉힌 감동적인 장면은 실시간으로 보지 못했다. “그 전 타석이 끝나고 이닝이 마무리되어 양치를 하러 갔다. 돌아와보니 이미 교체되어 있어서 그 장면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마지막까지 오타니는 “어린 시절 TV 화면을 통해 본 것이 전부이기 때문에 이치로 선수가 어떤 시간들을 보내며 여기까지 왔는지 나는 모두 알지 못한다. 하지만 야구에서 이치로가 남긴 것들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며 ‘일본 야구의 아이콘’을 향한 팬심을 보여줬다.
21일 펼쳐지는 두 팀의 2차전에는 오타니의 고등학교 선배 기쿠치 유세이가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오타니는 “오늘 아침 훈련이 평소보다 늦어서 새벽에 경기를 지켜볼 수 있었다. 오늘은 아마 (경기를 보는 것이) 어려울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그러면서도 오타니는 “자면서 응원하도록 하겠다”며 웃음 섞인 농담과 함께 선배를 향한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luck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