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구단 대표 선수들의 우승 공약 키워드는 ‘못 다 이룬 약속’이었다.
KBO는 2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2019 신한은행 MY CAR KBO 미디어데이’를 개최했다. 10개 구단 사령탑과 선수들이 한 자리에 모여서 자신의 유려한 입담을 과시하면서 올 시즌 각오들을 전했다. 미디어데이를 가장 웃음 바다로 만들고, 관심이 쏠리는 질문은 선수들의 우승 공약이다. 일단 10개 구단 대표 선수들은 저마다 생각했던 우승 공약들을 공개했다.
지난해 우승팀 SK의 한동민은 ‘홈런의 팀’임을 상기시키면서 “우리는 홈런의 팀이다. 홈런 수만큼 응모를 받아서 추첨을 통해서 동반 1인 제주도 여행권을 드리겠다. 구단주님 보고 계시죠?”라는 넉살까지 선보이면서 우승 공약을 냈다.

준우승팀 두산 정수빈과 유희관은 우승 공약을 공개하지 않았다. 정수빈은 “공약 생각 하고 있지 않아서 당황스럽다”며 “공약은 희관이 형이랑 팀 선배들이랑 상의를 할 것이다”고 말했다. 팬들의 야유가 나오자 유희관이 분위기를 수습했다. 그는 “그동안 선발 경쟁을 펼쳤다. ‘제 코가 석자’다. 지금은 5선발이 확정됐기 때문에 기억에 남을만한 세레머니 나중에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한화 정우람, KIA 안치홍, 키움 박병호, 롯데 전준우, NC 나성범 등은 지난해 못 다 이뤘던 우승 공약을 다시 한 번 내걸었다. 정우람은 “작년에 우승한다면 샴페인 파티를 한다고 했는데, 이루지 못했다. 올해 선수들이 비용을 될 것이기 때문에 야구장에 오신 팬들과 샴페인 파티를 다시 한 번 하겠다”고 말했다.
안치홍 역시 “지난해 현종이 형이 밥 한끼 대접하는 것을 했었는데, 지키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시즌 끝나고 호랑이 한마당 때 1000명 분의 식사를 준비해서 제공하도록 하겠다”고 했고, 키움 박병호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고척돔에서 1박2일 캠핑하면서 좋은 시간 보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전준우 역시 “작년 공약으로 손아섭이 노래를 부른다고 했는데,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서 노래 실력 알았을 것이다”며 “ 다시 한 번 좋은 노래로 보답을 할 것이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손아섭도 전준우의 말에 동의하며 “지난해 팬분들과 약속 못 지켜서 올해는 지킬 것이다”고 강조했다.
NC 나성범은 “작년에 말씀드린 공약이 개막전 전체 티켓을 팬분들께 배포한다고 했었다. 그것을 못 지켰다. 올해도 똑같은 공약으로 가겠다”고 말했다.
삼성 최충연의 경우 불우이웃 돕기라는 훈훈한 공약을 전했다. 최충연은”우승하게 된다면, 불우 이웃 돕기 행사랑 모금활동 통해서 독거 노인 분들 도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LG 이형종은 “한화에서 다같이 야구장 내에서 샴페인 터뜨리는걸로 한다는데 나도 그걸로 하고 싶었다. 우리도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현수는 이형종의 헤어스타일과 관련된 공약을 내걸었다. 김현수는 “형종이가 뒷머리 기르고 있는데 우승할때까지 기르고, 우승과 동시에 뒷머리 자르겠다”면서 이어 “샴페인 파티가 아니라 시상식 끝나고 엘지 응원해주신 팬 분들과 연간권 사신 팬분들과 함께 술파티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KT 이대은은 “저희는 현실적으로 우승보다 가을야구를 목표로 하고 있다. 가을야구 가게된다면 팬페스티벌 때 오시는 팬들께 모두 유명한 수원통닭 돌리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jhrae@osen.co.kr
[사진] 삼성동=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