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로가 밝힌 미래 “난 인망이 부족, 프로 감독은 무리”
OSEN 허행운 기자
발행 2019.03.23 05: 51

[OSEN=허행운 인턴기자] ‘레전드’ 스즈키 이치로(45)의 길었던 28년 선수생활은 끝났다.
야구선수로서 마지막 인터뷰를 가졌던 지난 21일 일본 도쿄돔, 이치로는 은퇴를 발표했다. 일본에서 장식한 은퇴경기에서 안타를 기록해내는 화려한 마무리는 거두지 못했지만 도쿄돔을 가득 메운 팬들의 함성과 박수 속에서 이치로는 그라운드를 떠났다.
자정에 가까운 늦은 밤 시작한 은퇴 기자회견은 약 85분 가까이 이어져 새벽 2시 무렵에 끝났다. 이치로 본인도 하고 싶은 말이 많았고, 현장을 찾은 수많은 기자들도 묻고 싶은 말이 많았다. 물론 그의 28년 선수생활을 생각한다면 너무나 짧은 시간이다. 수많은 이야기가 오갔지만, 특히 관심이 모아졌던 부분은 야구 선수로 작별을 고한 이치로의 향후 계획이었다.

회견장에 참석한 한 기자는 “이치로 선수는 항상 50세까지 선수생활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일본에 돌아와 일본 프로야구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가는 선택지는 없었나”라고 질문을 던졌다. 이치로는 단호하게 “없다”고 대답했다. “그 이유는 여기서 말할 수 없다. 50살까지 선수 생활을 하고 싶었던 것은 맞다. 말만 앞서고 실현해내지 못한 사람이 됐다”라며 멋쩍은 웃음과 함께 자신이 내뱉었던 약속을 지키지 못한 아쉬움을 전했다.
하지만  “그 목표를 사람들에게 말하지 않았더라면 이 자리까지도 오지 못했을 것이다. 이뤄내기 어려울지라도 직접 말로 하는 것은 목표 달성에 가까워지는 하나의 방법이다”라며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이어 이치로는 “(선수생활이 끝난 지금) 당장은 뭘 해야할지 모르겠다. 아마 내일도 트레이닝을 할 것이다. 그건 변하지 않는 것. 성격상 나는 가만히 있을 수 없는 사람이다. 편하게 쉬고 싶다던가 하는 마음은 전혀 없다. 쉬지않고 계속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를 이 자리까지 있게 만들었던 ‘철저한 자기관리’는 선수 생활이 끝나도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였다.
한편 ‘은퇴 후, 감독이나 지도자가 되거나 또는 아예 다른 일을 할 계획은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어떻게 될 지 잘 모르겠다. 아마 원래의 이치로로 돌아가지 싶다. 다만 프로 감독, 지도자는 절대적으로 무리라고 생각한다. 다른건 몰라도 이 사실에는 ‘절대’라는 표현을 붙일 수 있다. 나는 인망이 두텁지 못하다”며 지도자가 되기에는 본인의 능력이 부족하다는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이치로는 “오히려 프로 세계보다는 아마추어 쪽에 관심이 있다. 일본은 아마추어와 프로의 벽이 특수한 형태로 존재한다. 내가 선수일 때는 어린 선수들을 가르칠 수 없는 복잡한 룰이 있었던 것 같다. 이제 선수 이치로가 아닌 원래의 이치로로 돌아가기 때문에, 어린 선수들이나 중고생 혹은 대학생이 될 지도 모르지만 그들을 가르치는 것에는 관심이 있다”라며 후배 양성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luck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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