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1군에 올라와야 한다".
KIA 타이거즈 우완 김세현이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넣지 못했다. 작년에는 소방수 후보로 엔트리에 진입했으나 1년 만에 2군에서 시즌을 시작하게 됐다. 이유는 구위가 1군 불펜을 책임질 수 없다는 것이다. 시간이 충분하기 때문에 구위만 올라온다면 언제든지 1군 승격 전화를 받을 수 있다.
KIA는 개막전 엔트리에 투수 9명만 기용했다. 개막전 선발 양현종을 비롯해 고영창 이민우 김윤동 문경찬 황인준 하준영 이준영 김기훈이 이름을 올렸다. 2~4 선발 제이콥 터너, 조 윌랜드, 임기영은 선발 등판하는 날 1군에 등록한다. 신인 김기훈도 포함됐지만 김세현의 이름은 들어있지 않았다.

김세현은 2017년 넥센(키움) 시절 좌완 신인 이승호와 맞트레이드로 KIA 유니폼을 입었다. 2016시즌 소방왕의 구위는 아니었지만 정규 리그 우승에 힘을 보탰다. 한국시리즈에서는 위력적인 직구를 앞세워 2세이브 1홀드, ERA 0.00를 기록하며 우승 주역으로 활약했다.
2018시즌 부동의 소방수로 기대를 모았으나 시즌 초반 블론세이브를 범하며 부진했다. 결국 소방수 보직을 내놓고 2군행 조치를 받아야 했다. 시즌 후반에는 중간 투수로 변신했다. 구속에 비해 볼의 회전이 떨어지며 집중타를 맞았다. 직구 힘이 떨어진데다 위닝샷으로 쓸 만한 변화구도 부족했다. 연봉도 삭감됐다.
2019시즌 명예 회복 가능성을 주목받았지만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초반 귀국했다. 훈련을 따라갈 수 없었고 실전에 나설 어깨도 되지 않았다. 함평에서 다시 훈련을 시작했고 대만으로 이동해 구슬땀을 흘렸다. 시범경기에서는 3경기에 등판해 3이닝 2피안타 3볼넷을 내주었다. 예리한 변화구를 던지며 구위를 끌어올리는 모습도 보였다.
그러나 김기태 감독은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능력을 보여준 젊은 투수들을 우선 선택했다. 고영창, 문경찬, 하준영, 이준영은 실전에서 확실히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잘하면 개막을 함께 하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100% 상태가 아닌 김세현이 자리를 만들지 못한 이유였다.
그러나 144경기 체제에서 다양한 자원이 필요하다. 기대했던 투수들이 부상 혹은 부진하면 바로 플랜 B를 가동한다. 1군에 올라갈 기회가 생긴다. 물론 김세현이 구위 회복이 복귀 조건이다. 김기태 감독은 "시범경기에서 많이 나아졌다. (2군에서) 구위가 올라오면 1군에 부르겠다. 빨리 1군에 올라와야 한다"라고 말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