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브룩스 레일리의 변화는 시간이 필요한 것일까.
레일리는 지난 2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개막전 선발 등판해 4이닝 동안 6피안타(2피홈런) 2볼넷 6탈삼진 5실점(4자책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수비진의 실책과 실책성 수비 등으로 불운한 경기라고 치부할 수 있었지만, 그동안 나타났던 우타자 상대 고질적인 약점을 극복하지 못하는 듯했다. 키움의 우타 라인이 강력하다고 하더라도, 맞아나간 타구의 질이 심상치 않았다. 이날 6개의 피안타 중 5개를 좌타자에게 맞았다. 그리고 5회 김하성, 박병호 등 우타자들을 상대로 피홈런 2방을 맞았다. 이전과 전혀 달라진 점은 보이지 않았다.

레일리 스스로도 알고 있는 우타자 상대 약점이다. 레퍼토리와 로케이션의 다변화, 그리고 투구폼의 변화 등으로 우타자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다. 연습경기와 시범경기 동안 변화의 효과가 긍정적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그러나 정규시즌 첫 경기, 변화의 성과에 대한 의문은 가시지 않았다. 우타자 몸쪽으로 과감하게 파고들지 못했고 공이 한가운데로 몰렸다. 포심(11개)보다는 투심(26개)의 구사 비율을 늘렸지만 제구가 원활하게 되지 않았다. 변화구의 낙폭도 만족스럽지 않았다. 김하성, 박병호, 제리 샌즈 등 리그 최고의 우타 라인을 갖고 있고, 장영석, 허정협 등 수준급 백업 우타 자원들을 갖고 있는 키움을 상대했기에 더욱 고전 했을 수 있다.
하지만 레일리는 에이스가 되어야 하는 선수다. 5년 연속 리그에서 활약하게 해준 구단의 뜻은 그가 에이스로 우뚝 서주길 바라는 것이었다. 김원중, 제이크 톰슨, 장시환, 그리고 5선발의 1+1 등 선발진의 물음표와 변수들이 가득한 상황에서 레일리마저 이전과 그대로인 모습에 그친다면 롯데의 선발진 계산은 어긋나 버린다.
과연 레일리가 추구한 변화의 성과는 언제쯤 확인할 수 있을까. 레일리가 에이스로 거듭나는 시간이 늦어진다면 롯데가 생각하는 마운드 정상화까지의 시간도 기약할 수 없게 된다. /jhrae@osen.co.kr
[사진] 부산=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