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크 #완봉 #가족…채드벨의 데뷔전 이야기 [오!쎈 직캠]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19.03.25 05: 23

“투구 하면서 아들을 보곤 했네요.” 
채드벨(30・한화)은 2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팀 간 2차전에 선발 등판해 8이닝 1피안타 1볼넷 8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한화와 총액 60만 달러에 계약을 맺은 채드벨은 이날 KBO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시범경기 두 경기에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0.87의 성적을 남기며 기대를 품게 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더욱 좋은 모습이었다.
1회 선두타자 허경민에게 안타를 이후 21타자 연속 범타 처리하며 7회까지 빠르게 이닝을 지웠다. 8회에도 오재일에게 볼넷을 내주며 두 번째 출루를 허용했지만, 후속타자를 병살타와 범타로 처리해 7이닝 연속 세 타자만을 상대했다.
이날 채드벨이 던진 공은 총 95개. 최고 147km 직구(11개), 투심(44개)을 비롯해 커브(15개), 슬라이더(16개), 체인지업(9개)을 섞었다. 채드벨이 마운드에서 호투를 펼치고 있는 동안 타선도 힘을 냈고, 한화는 11-1로 승리했다.
경기를 마친 뒤 한용덕 감독은 "선발 채드벨이 모든면에서 완벽한 피칭을 했다. 제구도 좋았고, 공격적으로 피칭했다. 충분히 10승 이상이 가능한 선수”라며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했다.
채드벨은 “직구를 포함해서 4개 구종 모두 잘됐다. 또 포수 최재훈과 호흡도 좋았다. 볼배합에 고개를 저은 기억이 없다”고 소감을 전했다.
위기의 순간도 한 차례 있었다. 채드벨은 1회말 2사 1루 상황에서 1루 주자 허경민이 도루를 시도하자 황급하게 견제를 하다 보크에 걸렸다. 채드벨은 당시 상황에 대해 “투구를 하면서 다리를 들었는데, 주자가 가는 것을 보고 견제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늦어지면서 자연스럽지 않은 모션이 나왔다. 확실하게 1루로 가야하는데 안된 것 같다”라며 “주심의 보크 콜을 못보고 2루심의 아웃콜만 봐서 아웃인 줄 알았다. 그런데 심판을 보니 보크라고 했다. 큰 정신적인 데미지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8회까지 95개의 공 밖에 던지지 않은 만큼, 데뷔전 완봉승도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채드벨은 당장의 욕심보다는 시즌을 길게 봤다. 그는 “(완봉승을) 생각 안 한 것은 아니지만, 시즌 초반인데다가 등판 전에 생각했던 투구수도 찼다”라며 “코치님과 이야기 했는데 처음부터 무리할 필요가 없다고 하셨다. 코치님 의견을 존중한다”고 이야기했다.
채드벨이 한국에 오게된 배경에는 호잉의 역할도 있었다. 채드벨과 호잉은 2010년 텍사스 레인저스 산하 싱글A에서 만난 뒤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채드벨 영입 시 호잉도 한화 구단에 긍정적인 이야기를 했다. KBO리그 2년 차를 맞은 호잉이 특별한 조언을 해줬을 법도 했지만, 채드벨은 “특별한 이야기는 없었다. 워낙 친한 사이라, 호잉이 포수 앞 땅볼(6회)을 쳤을 때 더그아웃에서 장난을 쳤다”고 미소를 지었다.
채드벨이 한국에 올 당시 묵직하고 빠른 공을 가지고 있지만, 제구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있었다. 그러나 한용덕 감독과 송진우 코치 모두 “제구가 안정적으로 됐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을 정도로 채드벨은 자신을 따라다닌 우려를 지웠다.
채드벨은 “스프링캠프 제구 중점을 두고 연습을 했다. 선발 투수니 제구 위주로 효율적으로 던질 수 잇는 방법이 중요하다”라며 “스프링캠프동안 제구 잡는 것 열심히 했다. 그런 부분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이어서 그는 “두산 타선이 워낙 까다롭고 힘들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타자를 의식하기 보다는 내가 어떻게 던지는 지에 달렸다고 생각했다. 오늘은 생각대로 제구가 잘됐고, 경기가 잘 풀렸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날 잠실구장에서는 채드벨의 가족이 찾았다. 채드벨은 “아들이 왔는데, 쨍한 금발을 하고 있어 마운드에 있으면 눈에 띈다. 투구 하면서 아들을 보곤 했다”라며 가족에 대한 애정을 과시하기도 했다./ bellstop@osen.co.kr
[사진] 잠실=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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