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가 장원준(34)의 재정비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두산은 스프링캠프부터 '불펜 정리'를 내걸었다. 선발진은 지난해 두 자릿수 승리를 거뒀던 조쉬 린드블럼-세스 후랭코프-이용찬-이영하-유희관으로 꾸렸지만, 불펜 곳곳에 구멍을 채우기는 쉽지 않았다.
두산은 지난해 초반 ‘마당쇠’ 역할을 했던 곽빈과 필승조 역할을 했던 김강률이 부상으로 나란히 이탈한 상황이다. 스프링캠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줘 1군 전력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홍상삼, 박신지, 김민규, 김호준 등은 시범경기에 모두 아쉬운 피칭을 하면서 퓨처스리그에서 좀 더 가다듬을 시간을 받았다.

배영수와 권혁 두 명의 베테랑이 가세했지만, 이들 역시 시간이 필요하다. 배영수는 스프링캠프 기간에 부친상과 독감 등이 겹치면서 천천히 페이스를 올리게 됐다. 또한 권혁은 방출 뒤 올 시즌 선수 등록 마감 시한인 1월 31일 두산과 계약을 맺어 5월 1일이 돼야 1군 등록이 가능하다.
지난해 필승조로 활약했던 박치국이 부상을 털고 개막전에 합류했고, 상무에서 전역한 뒤 지난 시즌 막바지 합류한 윤명준이 반갑기는 하지만, 여전히 접전 상황에서 확실하게 막아줄 불펜의 필요성은 두산으로서는 간절한 입장이다.
김태형 감독은 장원준의 복귀로 인한 연쇄 이동을 한 가지 대안으로 생각하고 있다. 지난 2015년부터 두산 유니폼을 입고 3년 간 518이닝을 소화해 41승을 거둔 장원준은 지난해 급격하게 부진에 빠지며 3승 7패 2홀드 평균자책점 9.92에 머물렀다. 올 시즌을 앞두고 유희관과 5선발 경쟁을 펼쳤지만, 아직 완벽하게 올라오지 않은 컨디션 탓에 2군에서 시즌을 맞게 됐다.
김태형 감독은 일단 장원준을 선발 투수로 기용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김 감독은 “현재 2군에서 선발을 준비하고 있다”라며 “불펜이 약한 만큼, (이)영하를 뒤로 보낼 수도 있다. 일단 장원준이 2군에서 던지는 모습을 보고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0승을 거둔 이영하 카드를 선발에서 불펜으로 돌리는 결정이 김태형 감독으로서도 아쉬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150km의 빠른 공을 던지고, 불펜 경험까지 있는 이영하가 두산의 허리를 받쳐준다면 두산은 경기 중・후반을 훨씬 수월하게 운영할 수 있다. 또한 현재 두산의 선발 투수진은 유희관을 제외하고 모두 우완이다. 좌우완 상관없이 잘 던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팀 전체적인 조화를 위해서는 좌완 선발 투수 한 명의 투입이 이상적이다.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 모든 구상은 '장원준의 정상화'가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가능하다. 과연 장원준은 김태형 감독의 고민을 해결해줄 수 있는 카드가 될까. /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