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개막 7연패…롯데는 끔찍했던 악몽을 의식했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9.03.25 08: 02

“사실 개막전을 패하면서 데미지가 있었다. 지난해처럼 안 되기 위해 집중했다.”
롯데는 지난해, 초반은 기억하기도 싫은 악몽이었다.  개막 이후 7연패로 시작을 했고 개막 이후 11경기에서도 1승10패라는 처참한 기록과 마주했다. 출발선이 열 걸음 이상 뒤로 물러나게 된 셈이었다. 남들보다 늦은 시작은 결국 정규시즌 내내 힘겨운 ‘추격자’의 입장에서 시즌을 치러야 하는 운명과 마주했다. 최악의 시즌 출발이라도 시즌 막판까지 5강 경쟁을 펼친 것에 위안을 삼을 수도 있었지만, “만약 개막 7연패가 없었다면…”이라는 부질없는 가정을 하면 그 마저도 위안으로도 삼을 수 없을 최악의 기록이었다. 
롯데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지난 23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개막전에서 패했다. 4-7의 패배. 에이스가 무너졌고(펠릭스 듀브론트, 브룩스 레일리), 타선은 간헐적으로 터졌다. 추격하는 입장이었지만 경기 중후반 불펜진 역시 상대의 타선을 억제하지 못하고 쐐기점을 헌납했다. 원정과 홈이었다는 차이를 제외하면 여러모로 비슷한 경기 양상이었다. 무엇보다 야심차게 준비했고, 구단 안팎으로 캠프에서의 성과들을 긍정적이라고 자평했기에 그 충격은 컸다. “확실히 개선됐다”고 평가하던 수비에서는 3개의 실책이 나왔다. 결과를 떠나서 경기 내용이 불만족스러웠고 우려스러웠다.

양상문 감독은 개막전 패배를 두고 “캠프에서 준비를 많이 했고 나아졌다고 자신했던 수비에서 실책이 나왔다. 아쉬운 부분이다. 지는 경기는 있을 수 있지만 내용이 좋지 않았다”고 개막전 내용에 대해 언급했다.
떠올리지 않으려고 해도 지난해의 악몽이 개막전 패배로 다시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했다. 애써 불안한 기색을 감추려고 했지만 경기 전 훈련의 분위기는 그런 분위기가 어렴풋이 느껴졌다. 의식하지 않으려고 해도 의식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일단 롯데는 이튿날인 지난 24일 6-2로 승리를 거두며 개막 연패에 빠지지 않았다. 선발과 불펜진, 타선 3박자가 모두 조화를 이룬 완승이었다.
이날 결승 투런포를 때려낸 전준우는 “작년 만큼 7연패 안 당하고 생각보다 승리가 빨리 나와서 다행이다”며 웃으며 “사실 개막전에 앞서 팀 분위기를 좋게 가져갔지만 패하면서 데미지가 있었다. 그래도 분위기 쳐지지 않게 하려고 했다. 선수들 모두 ‘정신차리고 똑바로 하자’고 다짐했다”며 “한 번 지고 두 번 지면 작년 생각 안 날수 없는 상황이다. 선수들 모두 집중했다. 올해는 작년처럼 하면 안된다는 마음이 강했다. 아등바등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개막전 패배가 선수들의 정신무장을 다시 하는 계기가 됐음을 전했다. 
선발 투수로 등판해 5⅓이닝 2실점 역투를 펼친 김원중 역시 “팀 자체가 지난해 처럼 하면 안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더 집중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의 끔찍했던 악몽을 다시 떠올리지 않기 위해 선수들 모두 ‘아등바등’ 해야 한다는 것을 선수들 스스로도 알고 있었고, 그 결과 개막전 패배를 만회하는 조화로운 완승으로 보답받았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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