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우의 발은 여전했지만, 손도 여전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26일 밤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2위 강호 콜롬비아와 평가전에서 손흥민과 이재성의 골을 앞세워 2-1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콜롬비아와 역대 상대 전적에서 4승 2무 1패로 우위를 이어갔다. 또한 '천적'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을 상대로 무려 6경기(1승 1무 4패)만에 첫 승을 거두며 복수에 성공했다.

벤투 감독은 이날 선발 골키퍼로 조현우를 택했다.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에서 최고의 스타로 떠오른 조현우지만 벤투 감독 체제에선 주전 경쟁에서 밀린 상황이었다. 골키퍼의 발밑을 중요시하는 벤투 감독은 조현우 대신 빌드업 능력이 좋은 김승규에게 신뢰를 보냈다.
콜롬비아전에서 조현우는 콜롬비아전에서 장염 증상으로 컨디션이 좋지 않은 김승규 대신 오랜만에 선발 골키퍼 장갑을 꼈다. 오랜만에 나선 경기에서 그는 자신의 장점과 단점이 모두 보여줬다. 조현우는 눈부신 선방으로 상대의 맹공을 막아냈지만, 발밑에서는 여전히 아쉬운 모습을 보여줬다.
조현우는 경기 킥오프와 동시에 킥 실수로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이날 경기 내내 골키퍼의 킥을 통한 볼배급은 잘 이뤄지지 않았다. 그가 평소 문제점으로 지적받던 단점은 여전했다.
하지만 단점만 보여준 것은 아니었다. 콜롬비아전에서 조현우의 장점인 ‘손’이 빛을 발했다. 그는 전반 36분 보르하의 슈팅이 수비수의 몸을 맞고 굴절된 상황에서 감각적으로 몸을 날려 손끝으로 튕겨냈다. 이어지는 모렐로스의 슈팅 장면에서도 침착하게 앉으며 막아냈다.

전반전 연이은 선방을 보여준 조현우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아쉬운 모습을 보여줬다. 그는 1-0으로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후반 4분 루이스 디아스가 슈팅을 시도하는 상황에서 아쉬운 위치 선정으로 실점을 허용했다. 만회라도 하듯 조현우는 경기 막판 콜롬비아의 맹공을 신들린듯이 막아내며 팀의 승리를 지켰다. 조현우의 선방이 이어지자 붉은 악마가 그의 이름을 연호하기도 했다.
이날 경기에서 조현우는 여전히 불안한 발밑으로 아쉬움을 주면서도 장점인 선방 능력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오랜만에 얻은 선발 기회에서 조현우는 절반의 성공과 절반의 실패를 거뒀다.
과연 조현우가 치열한 주전 경쟁을 이겨내고 다시 벤투호의 No.1 수문장 자리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 서울월드컵경기장=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