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NC, 연장 명승부 속 '옥에 티' 실책 퍼레이드
OSEN 허행운 기자
발행 2019.03.27 09: 00

[OSEN=허행운 인턴기자] 올 시즌 첫 연장전에서 가장 극적인 경기 결과가 나왔다.
NC 다이노스는 26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팀간 1차전에서 7-8로 뒤진 연장 11회말 양의지-모창민의 '백투백' 홈런으로 극적인 9-8 끝내기 역전승을 거뒀다.
경기 내내 승부의 향방이 오갔던 치열한 경기였다. 5회까지 NC가 4점 차로 리드했지만 경기 후반 KT가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며 동점을 만들어냈다. 11회초에는 강백호의 솔로 홈런으로 KT가 앞서나가며 엄청난 역전극을 만들어내는 듯 싶었다. 하지만 NC가 그 흐름을 뒤엎는 저력을 발휘하며 야구팬들에게 '보는 재미'를 선사한 경기가 됐다. FA 양의지의 동점포, 모창민의 끝내기 홈런은 극적이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명승부는 양 팀이 기록한 7개의 실책으로 빛이 바랬다. 이날 창원NC파크에서 나온 실책 수는 나머지 4개 구장의 실책을 모두 합한 수치(6개) 보다 많았다.
특히 KT는 5개의 실책을 범했다. 10회말 멜 로하스 주니어의 실책을 제외하면 모든 실책이 점수로 연결됐다. 로하스의 실책도 다행히 투수 김재윤의 호투로 실점으로 이어지지 않았을 뿐, 연장전에서 무사 2루 끝내기 찬스를 제공한 치명적인 실수였다.
KT는 로하스 외에 황재균, 문상철, 심우준이 각각 실책을 기록했다. 문상철의 2회말 실책이 결정적이었다. 1사 1,3루 위기에서 포수 장성우가 1루 주자의 2루 도루를 저지하면서 추가 실점 가능성이 낮아진 상황이었다. 이대은이 타자 김성욱에게 1루수 파울 플라이를 유도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문상철이 평범한 타구를 놓치는 실책으로 이닝을 마무리 짓지 못했고, 기사회생한 김성욱은 3루타를 뽑아내며 타점을 올렸다. 문상철은 이후 3회에도 평범한 유격수 송구를 잡지 못하며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비슷한 상황은 연장 11회초 NC 수비에서도 나왔다. 바뀐 투수 윤지웅은 선두타자를 잘 처리하며 이닝을 기분좋게 시작했다. 이어 강백호도 4구 승부 끝에 3루수 파울플라이를 유도해 2아웃을 잡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파울 타구를 3루수 노진혁이 잡지 못했다. 실책. 아웃 위기를 넘긴 강백호는 바로 다음 공을 보란듯이 좌측 담장을 넘기는 역전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양의지와 모창민의 극적인 연타석 홈런이 아니었다면, 노진혁의 그 실책은 단순한 1점이 아니라 1승을 내주는 아주 치명적인 실책이었다. KT 또한 마찬가지다. 5회까지 실책 4개가 나오지 않았다면 초반 흐름을 NC에게 내주지 않고 경기를 풀어갈 수도 있었다.
결과적으로는 이날 나온 모든 실책들 덕분에, KT의 극적인 9회 동점과 11회 강백호의 역전 홈런 그리고 반전의 반전을 만든 양의지와 모창민의 연타석 홈런으로 마무리된 드라마 같은 대본이 나왔다. 하지만 지난해 9위와 10위를 기록한 두 팀이 이번 시즌 그 불명예를 씻어내기 위해서는 이날 보여준 실책 플레이를 다시는 반복해서는 안된다. /luck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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