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손흥민, 이강인-백승호 보다 '벤투호'를 위했다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9.03.27 05: 32

'주장' 손흥민의 이야기는 젊고 어린 선수들만을 위하지 않았다. 대표팀 모두를 위했다. 
손흥민은 26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전반 17분 선제골을 터뜨렸다. 황의조(감바 오사카)의 침투 패스를 받은 손흥민은 지체없이 오른발로 슛, 콜롬비아의 골문을 열었다. 손흥민의 강력한 슈팅을 콜롬비아 골키퍼는 막아내지 못했다.
지난해 6월 2018 러시아 월드컵 독일과 조별리그 경기서 골 맛을 본 후 9개월만에 골 맛을 본 손흥민은 잠시 상기됐다. 하지만 그는 주장으로서 임무를 잊지 않았다. 

손흥민은 "(그동안) 팀에 미안했다. 나로 인해 많이 거론됐다. 8경기 동안 골을 못 넣어서 이야기가 나오고 그럴 때마다 미안했다"며 "내 팀이 아니라 대표팀이다. 오늘도 선수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멋진 골을 넣을 수 없었다. 믿어준 사람들에게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많은 취재진들의 반복되는 질문에도 정성스럽게 답변한 손흥민은 이어진 젊은 선수들에 대해서도 변함없이 믿음을 가져 달라는 부탁을 내놓았다. 
손흥민은 젊은 선수들에 대해 "내가 챙긴다기보다는 선수들이 알아서 잘해줬다"면서 "나중에도 대표팀에 들어와서 대표팀의 소중함과 책임감을 가장 먼저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어린 선수들은) 내가 이야기를 안 해도 정말 잘할 선수들이다. 알아서 대표팀 분위기에 적응하고 훈련할 때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앞으로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어린 선수들에 대한 부탁 뿐만 아니라 대표팀 전체 대한 애정도 부탁했다.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선수들에 대한 주장의 책임감이었다.
손흥민은 출전문제에 대해 "예민한 질문이다. (이)강인이, (백)승호, (이)승우를 좋아하는 많은 팬들이 있을 것이다.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이 선수들 만큼 다른 선수들도 중요하다"면서 "팬들의 마음은 이해가 된다. 나도 경기장에서 보고 싶다. 더 성장하기 위해 기다림이 많이 필요할 것 같다. 너무 급하게 생각하면 미끄러지는 경우가 많지 않나. 성장하는 모습을 즐기고 묵묵히 응원해주면 알아서 잘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단순히 젊은 선수들에 대한 부탁이 아니었다. 경기에 뛰지 못한 모든 선수들도 대표팀이라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많은 응원을 보내 달라는 이야기였다. 
볼리비아-콜롬비아 2연전서 대표팀에 뛰지 못한 선수들이 존재한다. 이강인-백승호 뿐만 아니라 최선참을 비롯해 중견 선수들도 몸만 풀거나 벤치서 대기했다. 기성용의 뒤를 이어 주장 역할을 맡고 있는 손흥민은 어느 새 구심점 역할을 하는 선수가 됐다. 그의 말처럼 대표팀은 한국에서 축구를 가장 잘하는 사람들만 모인 곳이기 때문이다.    / 10bird@osen.co.kr
[사진] 서울월드컵경기장=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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