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 날카롭게 다듬은 벤투, '손흥민 활용법’ 모범답안 찾았다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9.03.27 05: 24

파울루 벤투 감독이 헤묵은 과제였던 최적의 손흥민 활용법을 찾았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FIFA 랭킹 38위)은 지난 26일 밤 서울월드컵경기장서 열린 콜롬비아(12위)와 평가전서 전반 16분 손흥민(토트넘)의 선제골과 후반 13분 이재성(홀슈타인 킬)의 결승골을 앞세워 2-1로 승리했다.
벤투 감독은 한국 사령탑 부임 후 9경기 만에 비로소 손흥민 활용법의 모범답안을 찾았다. 벤투 감독은 그간 상대와 경기 중요성에 따라 손흥민을 2선 좌측 윙어, 2선 중앙 공격수로 기용하며 실험을 이어갔다.

기대와는 다르게 쉽사리 해답을 찾지는 못했다. 손흥민은 지난해 6월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 쐐기골 이후 A매치서 8경기 연속 침묵했다. 그 때마다 최적의 '손흥민 활용법’에 대한 지적과 고민이 이어졌다.
벤투 감독은 이달 A매치 2연전을 앞두고 손흥민을 처음으로 톱으로 올리는 승부수를 띄웠다. 손흥민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 시절과 소속팀 토트넘서 최전방 공격수로도 활약했지만 벤투 감독 밑에서는 줄곧 2선에서만 뛰어왔다.
벤투 감독의 첫 손 톱(SON TOP) 실험은 대성공이었다. 볼리비아전서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엿보더니 남미 강호인 콜롬비아전서 손톱을 더욱 날카롭게 가다듬었다. 벤투호 출범 이후 8경기 연속 무득점에 시달렸던 손흥민은 9경기 만에 비로소 마수걸이 골을 신고했다.
손흥민은 전반 16분 만에 수장의 기대에 보답했다. 환상의 짝꿍 황의조(감바 오사카)가 공을 발앞에 정확히 떨궈주자 군더더기 없는 퍼스트 터치로 공간을 만들었고, 빨랫줄 같은 오른발 슈팅으로 콜롬비아 골망을 흔들었다. 손흥민은 이후 골대를 맞히는 등 맹활약했다.
벤투 감독도 만족감을 드러냈다. "손흥민이 볼리비아, 콜롬비아전 모두 좋은 경기를 해줬다. 투톱 파트너가 바뀌어서 다른 특징을 지닌 선수들과 호흡을 맞춰야 했는데 공수 모두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이 포지션서 뛰어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어떤 걸 요구하는지 알고 있었다.”
손흥민과 찰떡궁합을 과시한 황의조는 "손흥민과 호흡이 잘 맞았다. 서로 얘기를 많이 하면서 유기적인 플레이를 하기 위해 노력했다. 상대 수비가 강하게 나왔지만 좋은 플레이를 펼쳤다”고 비결을 전했다.
벤투 감독은 손흥민의 포지션을 최전방에 한정하진 않았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상대와 전략에 따라 손흥민을 전술적으로 어떻게 활용할지 생각해야 한다. 최근 중앙 포지션서 많이 출전했지만 다시 측면으로 이동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상대와 경기에 따라 고민해서 결정하겠다."/dolyng@osen.co.kr
[사진] 서울월드컵경기장=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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