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뇌하던 톰슨, S존 공략하며 KBO 적응기 시작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9.03.27 15: 02

롯데 자이언츠 제이크 톰슨(25)은 어린 나이에 해외진출을 택했다. 태평양을 건너 낯선 KBO리그에서 제2의 야구 인생을 시작했다. 
패기있고 활기가 넘치는 또래 선수들에 비하면 톰슨은 말수가 적었다. 낯선 땅에서 도전에 대한 걱정 때문이었을 지도 모른다. 스프링캠프부터 톰슨은 한국이 익숙한 브룩스 레일리와 주로 대화를 나눴다. 보는 이들로부터 우려를 자아낼 수 있는 광경이었다. 설상가상, 스프링캠프 연습경기, 그리고 시범경기까지 내용과 결과 모두 좋지 않았다. 
하지만 톰슨은 조용히 보낸 시간들을 ’어떻게 해야 KBO리그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으로 채웠다. 고뇌하고 신중했던 톰슨은 그렇게 KBO리그에서 살아남는 법을 터득하며 적응기를 시작했다.

톰슨은 지난 2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 5⅔이닝 82구 2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KBO리그 데뷔전에서 첫 승을 수확했다. 모든 이들의 우려를 불식시킨 완벽한 투구였다.
그동안 제구력 면에서 아쉬운 평가를 받았던 톰슨이었지만, 이날은 적극적으로 스트라이크존을 공략했다. 그동안의 많은 볼들이 제구의 문제가 아닌, 커맨드 상의 문제였다는 것을 증명하는 경기였다. 스트라이크는 53개였고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도 71%였다. 주무기인 투심(23개)과 슬라이더(15개)를 적절하게 배합했고, 포심도 21개를 구사하며 비중을 맞췄다. 아울러 포크볼(14개)과 커브(7개) 등도 구사하며 팔색조 투수의 면모를 과시했다. 전체적으로 공의 무브먼트로 승부를 펼쳤다. 정타가 나오기 힘든 구종을 스트라이크 존에 공략하니 삼성 타선들은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경기 후 톰슨은 “캠프 동안에는 내가 할 수 있는 최대치 안에서 테스트를 해봤기 때문에 제구에서 부정확한 면이 있었다. 정규 경기에서는 내가 잘하는데 집중하기 때문에 더 나은 모습을 보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시범경기 전, 양상문 감독은 톰슨의 부진에 대해 “스스로 변화하고 있다”면서 “어떻게 피칭을 해야하는지 스스로 고민하면서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지기 위해 기량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 고민의 결과가 지난 26일 삼성전에서 보여준 모습이다. 톰슨은 자신에 대한 우려의 시선을 말끔하게 씻어버렸고 어떻게 해야 한국 무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에 대한 해답을 발견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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