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경기는 지켜봐야죠".
KIA 타이거즈 해즐베이커가 지난 27일 한화와의 광주경기에서 첫 대포를 가동했다. 1회말 무사 1루에서 한화 투수 김성훈의 바깥쪽 직구를 걷어올려 우월 투런아치를 그렸다. KBO 정규리그 1호 홈런이었다. 이 홈런을 앞세워 KIA는 9-3으로 승리했다. 결과적으로 첫 결승타가 되었다.
해즐베이커는 나머지 네 타석에서 고개를 숙였다. 번번히 헛스윙을 하면서 4타석 연속 삼진을 당했다. 직구가 아닌 떨어지는 변화구에 방망이를 헛돌렸다. 한화 투수들은 노골적으로 스트라이크존으로 들어오다 떨어지는 변화구를 던졌다. 직구 타이밍의 스윙으로는 볼을 맞힐 수가 없었다.

해즐베이커는 개막 4경기 성적은 18타수 4안타, 타율 2할2푼2리, 1홈런, 2타점을 기록했다. 2루타는 2개를 터트렸다. 특히 삼진이 9개나 됐다. 볼넷을 한 개도 없다.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드러난 선구안의 약점이 정규리그에서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그래도 4경기 모두 안타를 생산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결국 해즐베이커의 적응 문제는 선구안과 변화구에 대한 대응력으로 압축할 수 있다. 개막과 동시에 홈런을 펑펑 쳐내는 NC의 크리스티안 베탄코트와 LG 토미 조셉에 비하면 우려가 되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이제 4경기에 18타석만 소화했으니 적응과정으로 여길 수 있다. 해즐베이커는 특타도 하며 적응에 힘을 쏟고 있다.
김기태 감독은 특유의 인내력을 발휘하고 있다. 시간을 주겠다는 것이다. 100타석 정도는 지켜볼 계획이다. 김기태 감독도 "해즐이 고전하고 있지만 이제 적응하는 단계이다. 30경기는 지켜보야 한다"고 말했다. 30경기를 계산하면 100타석을 조금 넘는다. 어차피 새 타자를 데려와도 적응이 필요하니 오히려 해즐베이커에게 시간을 투자하는게 낫다는 것이다.
2017시즌 입단한 로저 버나디나도 변화구에 고전하다 5월부터 달라지기 시작했고 역대 최고 수준의 용병타자로 활약했다. 김기태 감독은 당시도 버나니나가 고전할 때 "100타석을 지켜봐야 한다"고 인내심을 보였고 버나디나는 결국 한국시리즈 우승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