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전날(27일) 사직 삼성전 4-23이라는 기록적인 대패를 당한 롯데 자이언츠. 양상문 감독은 선수들에게 지나간 일은 빨리 잊고 앞으로 나아가자는 주문을 했다.
2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를 앞둔 사직구장 덕아웃. 양상문 감독의 자리 옆에 붙여져 있는 화이트보드에는 시인 류시화가 지난 2017년 발표한 산문집의 제목 ‘날아가는 새는 뒤돌아보지 않는다’가 적혀져 있었다.

전날 경기를 하루 빨리 잊고 남아 있는 140경기의 정규시즌 레이스를 위해 다시 한 번 힘을 합쳐보자는 메시지를 선수들에게 전한 것이다. 양 감독은 경기 전 선수단 전체 미팅을 통해 이와 같은 내용을 선수들에게 전하기도 했다.
경기 전 만난 양상문 감독은 “어제는 1년에 한 두번 밖에 나오지도 않는 경기를 했다. 선수들을 모아놓고 빨리 잊고 오늘 경기를 다시 집중해서 잘 해보자는 의미에서 선수들이 훈련을 나오면서 보라고 류시화 시인의 책 제목을 적었다”면서 “미팅 때도 같은 얘기를 했다. 또 어제 선발이었던 (장)시환이를 불러서 격려도 하고, 동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하라고도 했다. 동료들도 시환이가 어제 잘 던지길 바랐다”고 말하며 경기 전 미팅의 내용을 언급했다.
결과도 결과지만 내용적인 면에서 불만족스러웠던 경기. 양 감독은 전날 경기의 터닝포인트로 3회말과 4회초를 언급했다. 3-6으로 추격을 하던 시점 3회말 2사 1,2루에서 신본기의 잘 맞은 타구가 삼성 중견수 박해민의 호수비에 걸린 부분, 그리고 4회초 1사 만루에서 다린 러프의 3루수 땅볼 타구를 병살로 연결하지 못하며 실점한 대목을 경기의 중요 장면으로 꼽았다. 양 감독은 “3회말 신본기의 타구가 빠졌고, 4회초 러프의 타구가 병살로 끝났으면 분위기가 딱 끝나는 분위기였다”며 두 상황이 맞물리면서 한 순간에 경기 흐름이 넘어가버렸다”고 전했다.
전날 선발 등판해 2⅔이닝 6실점으로 마운드를 내려왔던 장시환의 시즌 첫 선발 등판에서는 “이학주에게 홈런 맞은 것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2사 후 김상수에게 볼넷을 내주고 러프를 승부하지 못한 부분이 아쉬웠다. 실점을 하다보니 안 맞으려고 신중하게 던지지 않았나 생각한다. 하던대로 바로 승부를 들어갔어야 했다”면서 “어제는 시환이 입장에서는 일진이 안 좋은 경기였다. 한 번 실패를 했으니 이를 발판으로 삼고 타자와의 승부를 강조해서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jhra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