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첫 국내 A매치에서 붉은 악마의 노래가 울려 퍼졌다. 이 열기가 K리그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벤투호의 3월 A매치가 성공리에 마무리됐다. 대표팀은 22일 울산 문수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볼리비아전(1-0 승), 26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콜롬비아전(2-1 승) 모두 승리하며 2019년 힘찬 도약을 알렸다.
이번 대표팀 소집 기강 동안 '베테랑' 기성용-구자철 등이 은퇴한 자리에 '유망주' 이강인-백승호가 합류하며 큰 관심을 받았다.

살아난 축구 열기에 유망주들의 발탁 등이 더해져 대표팀 매진 행렬이 이어졌다. 먼저 열린 볼리비아전에서 4만 1117명의 팬들이 문수 월드컵 경기장을 가득 채웠다.
콜롬비아전이 열리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는 6만 4388명의 관중이 찾았다. 상암을 가득 채운 붉은 악마들은 최대 110 데시밸(DB)에 가까운 함성으로 경기장을 후끈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살아난 축구 열기를 알 수 있을 정도로 대표팀이 찾는 경기장은 붉은 악마로 가득 찼다. 대표팀은 벤투 감독 부임 이후 A매치 홈 6경기 연속 매진 기록을 세웠다. 한국 축구 역사상 처음 있는 일.
한국 축구 팬들은 붉은 악마들은 코스타리카-칠레-우루과이-파나마-볼리비아전에 이어 콜롬비아전에서도 경기장을 가득 채웠다. 역대 A매치 중 서울월드컵경기장이 가득 찬 것도 매우 드문 일이었다.
콜롬비아전을 포함해서 2001년 크로아티아전(개장경기) - 2002년 독일전(월드컵 준결승)&브라질전 - 2003년 일본전 - 2006년 세네갈전&보스니아전 - 2013년 브라질전 - 2018년 우루과이 등 총 8번에 불과하다.

단순히 관중만 늘어난 것이 아니었다. 붉은 악마들은 이전과 다른 다양한 응원을 통해 태극 전사들에게 힘을 더해줬다.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경기가 끝나기 직전 보여준 붉은 악마들의 단체 응원이었다. 울산 문수와 서울 상암, 두 월드컵 경기장에 맞춰 색다른 모습을 보였다.
먼저 울산에서 열린 볼리비아전이 끝나기 직전 문수 월드컵 경기장에는 '잘 가세요'가 울렸다. 문수 월드컵 경기장을 홈으로 쓰는 K리그 울산 현대의 응원곡.
울산 서포터즈들은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 종료 시간이 다가오면 원정 팬들을 향해 '잘 가세요'라는 굿바이송을 부르는 것으로 유명하다. 4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부르는 '잘 가세요'는 색다른 재미를 줬다.
서울 상암에서도 멋진 굿바이송이 나왔다. 남미의 강호 콜롬비아를 상대로 2-1로 앞선채 경기 종료가 다가왔다. 이번에도 붉은 악마는 환상적인 굿바이송을 상대편에 선사했다.
콜롬비아를 향해 울린 노래는 바로 한국을 대표하는 민요 '아리랑'이었다. 6만명의 붉은 악마들이 상암벌을 가득 채운 채 부르는 아리랑은 전율 그 자체였다. 짧지만 한국 축구의 자긍심을 다시 일깨웠다.
문수와 상암을 달군 붉은 악마의 굿바이송은 최근 살아난 축구 열기를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이러한 함성이 K리그까지 이어진다면 한국 축구에 봄이 찾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재미있게도 이번 K리그 4라운드에서는 문수-상암에서 경기가 열린다. 29일 문수에서 울산이 제주 유나이티드, 30일 상암에서 FC 서울이 상주 상무와 격돌한다.
봄기운은 원래 위에서 아래로 퍼지는 것이다. 과연 벤투호를 흥분시켰던 붉은 악마의 '잘가세요'와 '아리랑'이 K리그까지 계속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mcad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