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박한이의 야구 시계는 좀처럼 멈추지 않고 흐르고 있다. 거꾸로 그리고 더욱 빠르게 흘러가고 있다.
박한이의 방망이가 매섭다. 1979년생으로 올해 한국 나이로 41세, 19년차를 맞이한 박한이는 여전히 후배 선수들에 뒤지지 않는다는 것을 몸소 증명하고 있다. 지난 27일 사직 롯데전에서 개인 통산 첫 번째 만루홈런으로 토종 최고령 만루 홈런 기록을 때려 내기도 했던 그다. 이날 박한이는 4타수 3안타를 기록하면서 삼성 프랜차이즈 역사상 최다 안타 기록을 경신했다(2158안타). 종전 기록은 이승엽의 2156개였다. 삼성의 전설인 양준혁 등이 있지만 오로지 삼성 유니폼만 입고 때려낸 안타의 수는 박한이를 능가할 자가 없었다.
하지만 박한이는 멈추지 않고 기록 행진을 이어갔다. 박한이는 지난 28일 사직 롯데전에서 2번 좌익수로 선발 출장했다. 1회 볼넷을 얻어내며 타수를 기록한 그는 이로써 역대 5번째 통산 2100경기 출장 기록을 달성했다. 현역 선수 중에는 최다 출장 선수가 바로 박한이다.

그리고 박한이의 방망이는 쉬지 않고 돌아갔다. 3회 선두타자로 등장해 우전 안타로 포문을 열었고 러프의 2타점 2루타 때 홈을 밟았다. 4회에는 1사 1루에서 다시 좌전 안타를 기록했고 6회 선두타자로 나와서는 다시 우전 안타를 기록했다. 이미 3안타 경기.
하지만 박한이는 팀이 가장 필요로 할 때 그 역할을 해주기에 가치가 더욱 빛나는 선수다. 삼성은 롯데에 7-4로 추격을 당했다. 점수가 절실한 시점이었다. 7회초 김동엽의 좌전 안타와 이학주의 볼넷, 최영진의 희생번트로 1사 2,3루 절호의 추가점 기회를 맞이한 삼성이었다. 하지만 김상수가 삼진으로 물러나 분위기가 꺾이려던 찰나, 천금같은 2타점 적시타를 터뜨리며 삼성은 9-4로 달아날 수 있었다.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는 적시타였다. 이 타점으로 박한이는 역대 24번째 통산 900타점을 기록하면서 다시 한 번 KBO리그 기록사에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그리고 박한이는 기록을 여전히 이어가고 있다. 27일 경기 마지막 두 타석, 그리고 이날 28일 경기 5타석 전 타석 출루에 성공하면서 7타석 연속 출루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역대 최다 연속 타석 출루 기록은 13타석이다.
경기 후 박한이는 “기록은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한 경기 한 경기 집중하다보니 여기까지 왔다. 항상 팀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다. 오늘도 2번 타자로서 한 타석 한 타석 살아나가는 데에만 집중했다.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말하며 기록보다 팀의 성적에 더 신경쓰고 있다는 마음가짐을 전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