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레인저스가 개막전에서 졌다. 개막전 패배보다 더 큰 화제는 팀 내 최고참 추신수(37)의 결장이었다. 추신수도 이에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현지 언론에서도 의아하게 바라보고 있다.
텍사스는 2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파크에서 펼쳐진 2019 메이저리그 개막전에서 시카고 컵스에 4-12로 완패했다. 선발 마이크 마이너가 4⅔이닝 6실점으로 무너진 가운데 타선도 무기력했다.
추신수 대신 1번타자로 나선 딜라이노 드쉴즈는 3타수 무안타에 볼넷 1개로 출루한 게 전부. 추신수의 지명타자 자리에 들어간 헌터 펜스는 5번 타순에서 4타수 1안타를 쳤지만 찬스에서 잔루 3개를 남겼다. 유일한 안타도 승부가 기울어진 9회말에 나왔다.

지난 2009년부터 10년 연속 개막전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던 추신수는 이날 결장했다. 컵스 좌완 선발투수 존 레스터를 맞아 크리스 우드워드 텍사스 신임감독이 좌타자 추신수 대신 우타자 펜스에게 먼저 선발 기회를 줬다. 추신수는 교체로도 출장하지 않았고, 펜스가 끝까지 뛰었다.
‘MLB.com’ 텍사스 구단 공식 홈페이지도 ‘우드워드 감독이 추신수 대신 펜스를 지명타자로 내세운 개막 라인업으로 깜짝 놀래켰다’며 ‘2018년 텍사스 올해의 선수이자 유일한 올스타 선수, 클럽하우스 리더인 추신수가 벤치에서 시즌을 시작했다’고 놀라워했다. 현지 언론들도 거의 예상하지 못한 의외의 결정이라 주목을 끈다.
이미 이틀 전 우드워드 감독이 직접 추신수에게 사실을 알리며 대화를 나눴지만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모습이다. 취재진과 만남에서 추신수는 “여전히 난 주전 선수라고 믿는다. 그동안 텍사스에서 오래 뛰었고, 이곳에 있어야 할 이유를 증명했다”며 “하지만 라인업을 짜는 것은 내 손을 벗어나 감독이 결정한다. 그에 대한 질문이 있으면 감독에게 물어보라”고 아쉬운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우드워드 감독은 “추신수는 모든 일에 완벽한 프로로 존중한다. 우리 젊은 선수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고 치켜세웠다. 하지만 31일 또 다른 컵스 좌완 선발 콜 해멀스를 상대할 때 추신수의 선발출장 여부에 대해선 “아직 잘 모른다”며 확답을 하지 않았다. 추신수로선 신임 감독과 시작부터 달갑지 않은 상황에 놓였다. /waw@osen.co.kr
[사진] 우드워드 감독-추신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