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서 야유 받은 그레인키, "다저스 팬들이 많아" [LA 현장]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9.03.30 08: 02

“우~”. 
지난 2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 LA 다저스를 상대로 시즌 개막전에 나선 원정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선수들이 소개됐다. 폴 골드슈미트(세인트루이스), 패트릭 코빈(워싱턴), A.J. 폴락(다저스) 등 주축 선수들이 팀을 떠난 가운데 대부분 선수들이 소개 때 별다른 호응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이 선수의 이름이 나오자 다저스타디움에는 야유가 터져 나왔다. 이날 애리조나 개막전 선발투수로 맡은 잭 그레인키(35)였다. 그에게 다저스는 ‘친정팀’이다. 지난 2013~2015년 다저스에서 3년을 몸담으며 클레이튼 커쇼와 리그 최강 원투펀치로 활약했다. 이 기간 3년 연속 지구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2015년 시즌을 마친 뒤 옵트 아웃으로 FA 자격을 얻은 그레인키는 다저스를 떠났다. 같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경쟁팀 애리조나로 이적했다. 다저스 팬들은 그에게 아직 섭섭함이 남은 듯 야유를 보낸 것이다. 
이날 그레인키는 3⅔이닝 7피안타 2볼넷 7실점으로 무너졌다. 홈런만 4개를 얻어맞았다. 특히 4회에만 피홈런 3개로 난타 당했다. 그레인키가 마운드에서 내려올 때 다저스 팬들은 자리에 일어서 야유를 보냈다. 박수를 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격려하는 의미로 보기에는 어려웠다. 
현지 언론들도 다저스 팬들에게 야유를 받은 그레인키 소식을 다뤘다. 경기 후 그레인키는 야유에 대해 “이곳에는 팬들이 많다. 내 생각에 그렇다”고 답했다. 다저스는 그레인키가 처음 합류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연속 홈경기 총 관중 1위를 달린 인기팀이다. 이날 개막전에도 5만3086명의 대관중이 다저스타디움에 운집했다. 
그레인키는 애리조나 이적 후 다저스타디움 원정경기에서 6차례 등판해 1승4패 평균자책점 7.20으로 뭇매를 맞았다. 피홈런만 무려 14개. 그레인키는 “다저스가 내게만 홈런을 치는 게 아니다”면서도 “모든 것이 안 좋았다. 실투가 많았고, 오프 스피드 공은 날카롭지 못했다. 특히 커브가 좋지 않았다. 뭐 하나 좋은 부분이 없었다. 다음에는 나아져야 한다”고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우리는 그레인키가 해온 일을 존중하지만, 이기기 위해선 그의 공을 잘 쳐야 한다. 몇 가지 실투를 잘 이용했다. 우리 계획대로 잘 풀렸고, 그 부산물이 홈런 8개였다”고 만족했다. 그레인키로선 남은 시즌 다저스와 승부가 꽤 부담될 듯하다. /waw@osen.co.kr
[사진] LA(캘리포니아주)=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