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때 잘해야지…”
양상문 롯데 감독은 정규리그 개막을 앞두고 시범경기 최소 볼넷(8경기 18볼넷)을 기록한 투수진을 향해, 만족스러우면서도 다가올 시즌에서 진짜 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마음 한 켠에 자리잡은 걱정을 전한 바 있다. 결국 이 걱정은 개막 이후 6경기 만에 쓰라린 현실과 마주쳤다.
롯데 투수진은 6경기를 치른 현재 34개의 볼넷을 내줬다. 최다 1위다. 지난해 548볼넷으로 리그 최다 1위였던 롯데의 볼넷 허용은 다시 고민으로 떠오른 시점이다. 시범경기에서의 자신감 넘치고 스트라이크 존을 지배했던 투수진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다.

첫 3경기까지 과정은 괜찮았다. 키움과의 개막시리즈, 삼성과의 3연전 첫 경기에서 투수진이 내준 볼넷은 7개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후 삼성과의 2경기, 지난 29일 LG전에서 볼넷 허용 수치는 급격하게 올라갔다. 4-23으로 기록적인 패배를 당한 27일 사직 삼성전 롯데 투수진은 11개의 볼넷을 헌납했고, 이튿날인 28일에도 7-12로 패하는 동시에 역시 11개의 볼넷을 내줬다. 대량 실점 과정에서 모두 볼넷이 화근이 됐다.
29일 잠실 LG전도 마찬가지였다. 6회말 2사 후 토미 조셉에 동점 솔로포를 허용한 선발 브룩스 레일리는 채은성과 유강남에 연속 볼넷을 허용해 2사 1,2루 위기를 자초했고 결국 이천웅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승부를 펼치기 위해 던진 속구가 가운데 높은 코스로 밀려 들어가 역전 적시타를 얻어맞았다. 실점을 내준 과정에 볼넷이 있었다는 게 최근 3연패를 당하는 과정에서 롯데 투수진이 보여준 난맥상이다.
시범경기 성적으로 투수진이 달라지고 있음을 모두가 확신했던 생각들이 한순간에 수포로 돌아가는 과정을 목격했다.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하고 볼만 던지는 투수들은 1군 마운드에 오르지 못할 것이다”는 양상문 감독의 취임 일성이 무색할 정도였고, 마무리캠프부터 스프링캠프, 시범경기까지, 성공적이라고 자평했던 ‘마운드 개조 과정’이 원점으로 되돌아 왔다.
아직 개막 이후 단 6경기에 불과하다. 그러나 6경기에서 보여준 과정이 양상문 감독을 더욱 씁쓸하게 만들고 있다. 개막 전, fhtep 투수진이 선보인 자신감 넘치고 과감했던 스트라이크 존 공략이 그리워지고 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