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가 6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타격 최하위는 누구도 예상하기 힘든, 전혀 어울리지 않는 선수의 이름이다. ‘타격 기계’인 LG 김현수다.
김현수는 29일까지 19타수 1안타, 타율 5푼3리로 규정 타석을 채운 78명의 타자 중 78위다. 시즌 초반이지만 각종 개인 부문에서 가장 낯선 광경이라 할 수 있다. (77위가 정주현, 76위가 오지환, 75위가 최정이다. 모두 1할이 안 된다)
김현수는 지난 24일 광주 KIA전에서 터너 상대로 1회 1사 2루에서 좌전 안타를 때려낸 것이 유일하다(그 경기 결승타). 이후로 14타수 연속 무안타로 애태우고 있다. 사사구 5개를 얻어 시즌 출루율은 2할8푼이다.

29일 잠실구장에서 LG는 롯데에 2-1 역전승을 거뒀고, 김현수는 누구 보다도 기뻐했다. 이날 김현수는 4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고개 숙였다. 특히 0-1로 뒤진 6회 무사 1루에서 1루수 땅볼 병살타를 때렸다. 그러나 뒤이어 조셉이 동점 솔로 홈런을 터뜨리자 김현수는 누구보다 반겼다. 이어 2사 1,2루에서 이천웅이 역전 적시타를 때려내자 덕아웃에서 가장 먼저 환호했다.
붙박이 3번타자인 김현수가 극도로 부진하지만, 팀은 투수진의 호투를 발판으로 4승 2패로 괜찮은 성적이다. 이제 김현수도 서서히 살아날 때가 됐다.
미국에서 복귀한 지난해 김현수는 3월에 치른 7경기에서 29타수 7안타, 타율 2할4푼1리였다. 지난해 4월 20일에서야 2할 타율에서 완전히 벗어나 3할대로 올라섰다. 시범경기 맹타→시즌 초반 슬로스타터→5월 이후로는 자신의 평균치를 보여줬다. 지난해 시범경기에서 타율 4할2푼9리(21타수 9안타)였고, 올해도 시범경기에서 타율 5할(20타수 10안타 2홈런)이었다.
어느 누구도 김현수의 타율을 심각하게 걱정하진 않는다. 일시적인 흐름, 시즌이 끝날 때면 3할3푼~3할5푼을 칠 선수다. 류중일 감독은 29일 경기에 앞서 김현수의 안타 가뭄에 대해 "시간이 지나면 잘 쳐줄 선수다"며 "어떤 계기가 나오면 금방 살아날 수 있다. 빗맞은 안타나 자신의 타이밍에 맞는 투수를 만나거나... 계기가 빨리 나왔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김현수는 30일 롯데 선발인 김원중 상대로 7타수 4안타 1볼넷으로 타율 5할7푼1리, 출루율 .625로 강한 면모를 보였다. 류중일 감독이 말한 타이밍 맞는 투수, 시원한 안타를 때려낼 지 지켜보자.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