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대성이 형, (고)요한이 형, 알리바예프 등 좋은 선수들에게 배운다는 자세로 임했다.”
FC서울은 30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4라운드 상주 상무와 홈 경기서 전반 막판 상대 김경재의 자책골과 후반 말미 정원진의 쐐기골을 더해 2-0 완승을 거뒀다.
서울은 이날 승리로 승점 10을 기록하며 상주(승점 9)를 따돌리고 선두를 차지했다. 이로써 서울은 2016년 11월 6일 전북과 최종 라운드 승리로 정상에 오른 이후 무려 874일 만에 단독 선두에 올랐다.

정원진은 이날 상주전 승리 수훈 선수로 인터뷰실에 들어섰다. 지난해 여름 서울 유니폼을 입고 8개월여 만에 데뷔골을 신고했다. 정원진은 “팀과 팬들에게 죄송한 마음이 있었다”며 “이날 골로 죄송한 마음을 조금 덜 수 있게 됐다”고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정원진은 지난해 8월 이석현과 맞트레이드로 서울에 둥지를 틀었다. 서울서 자리를 잡지 못했던 이석현은 포항서 펄펄 날며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반면 정원진은 서울서 입지가 좁아지며 힘든 시간을 보냈다.
정원진은 “부담감을 갖기보다는 서울서 잘 적응하려고 했는데 부상이 있었다”며 “동계 훈련 마무리를 잘했다. (하)대성이 형, (고)요한이 형, 알리바예프 등 좋은 선수들에게 배운다는 자세로 임했다”고 부활 배경을 밝혔다.
정원진은 후반 막판 뜻하지 않은 출전 기회를 잡았다. 교체 투입된 하대성이 부상으로 아웃돼 후반 29분 그라운드를 밟았다. 단 한 번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후반 35분 박주영의 슈팅이 골키퍼에 막히자 논스톱 리바운드 슛으로 상주의 골네트를 갈랐다. 874일 만에 서울의 선두를 확정짓는 쐐기골이었다.
정원진은 “대기명단서 언제 들어갈지 모른다는 자세로 준비하고 있었다”며 "대성이 형이 갑작스럽게 부상으로 나갔지만 기회가 왔을 때 팀에 빨리 녹아들어서 잘하고 싶었던 게 승리의 원동력”이라고 비결을 전했다.
서울 데뷔골 장면에 대해선 "(박)주영이 형에게 찬스가 와서 해결한다고 생각했는데 순간적으로 내 앞에 운 좋게 볼이 떨어져서 골을 넣을 수 있었다”며 겸손의 미덕을 보였다.
서울은 개막 후 4경기 연속 무실점을 이어가며 구단 최다 연속 무실점 경기 타이 기록을 세웠다. 정원진이 바라본 지난해와 올해 서울의 달라진 점은 무엇일까. "지난해 순위가 안 좋았다. 선수들끼리 도전자의 마음으로 서울의 모습을 되찾기 위해 한마음 한뜻으로 뛰자고 했다. 전체적으로 수비서 무실점을 하고 있다. 최전방의 주영이 형부터 한 발자국 더 뛰며 열심히 수비한 게 선두 등극의 원동력이다."/dolyng@osen.co.kr

[사진] 프로축구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