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함 품은 도전자, 서울이 쓴 반전 드라마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9.03.31 05: 24

간절함을 품은 '도전자' FC서울이 의미 있는 발걸음을 내디뎠다.
서울은 지난 30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4라운드 상주 상무와 홈 경기서 전반 막판 상대 김경재의 자책골과 후반 말미 정원진의 쐐기골을 더해 2-0 완승을 거뒀다.
서울은 이날 승리로 승점 10을 기록하며 상주(승점 9)를 따돌리고 선두를 차지했다. 2016년 11월 6일 전북과 최종 라운드 승리로 정상에 오른 이후 무려 874일 만의 단독 선두 등극이다.

서울은 지난 시즌 시리도록 차가운 겨울을 보냈다.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떨어지며 천신만고 끝에 1부리그에 잔류했다. 최악의 결과는 면했지만 명가의 위용은 온데간데 없었다.
올 시즌도 어려움이 예상됐다. 오스마르가 돌아왔고, 외국인 공격수 페시치와 알리바예프를 영입했지만 출혈도 있었다. 현실적인 목표는 상위 스플릿 진출 혹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복귀였다. 
서울은 보란 듯이 부활했다. 지난 시즌 아픔이 전화위복이 됐다. 최용수 감독의 냉정하지만 정확한 현실 인식이 선수단의 잠자던 승리 본능을 깨웠다. 올 시즌 개막 후 4경기 연속 무실점으로 울산, 대구와 함께 무패가도를 이어가고 있다.
최용수 감독은 "전력상 우리가 주도할 수 없는 분위기다. 따라간다는 생각을 갖고 첫 경기에 임했다. 마음 같아서는 K리그가 오늘 끝났으면 좋겠다”고 농을 던지면서도 "우리 힘으로 힘든 상황을 헤쳐나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상당히 재미있는 여행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 감독은 항상 도전자의 입장에서 임하고 있다. "우승을 넘볼 수 있는 전력은 아니다”라는 그는 "우린 도전자 입장이라 잃을 게 없다. 결과에 상관없이 한 발짝 더 뛰고 싸우기 위해 접근할 것”이라고 했다.
상주전 승리에 쐐기를 박은 정원진도 비슷한 뜻을 나타냈다. "지난해 순위가 안 좋았다. 선수들끼리 '도전자의 마음으로 서울의 모습을 되찾기 위해 한마음 한뜻으로 뛰자'고 얘기했다. 전체적으로 수비서 무실점을 하고 있다. 최전방의 (박)주영이 형부터 한 발자국 더 뛰며 열심히 수비한 게 선두 등극의 원동력이다."
가장 큰 고민거리였던 최전방 공격수들도 희망을 봤다. 이날 처음으로 선발 출격한 페시치는 연계와 패싱 능력서 합격점을 받았다. 최용수 감독은 "페시치가 정상 컨디션을 찾는다면 전방 공격수들의 득점력이 좋아지고 좋은 상황이 나올 것”이라며 “박주영과 페시치가 손발을 맞춘 시간은 중요하지 않다. 다른 성향을 지닌 선수들이라 경기와 상대에 따라 활용하면 모두가 만족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길고 긴 기다림 끝에 서울에 따스한 봄이 찾아왔다./dolyng@osen.co.kr
[사진] 서울월드컵경기장=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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