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의 성공’ 김민우, 4번째 토종 선발에서 희망 발견하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9.04.01 06: 06

토종 선발진에 대한 고민이 컸던 한화 이글스. 그래도 4번째 토종 선발 투수의 순서에서 희망을 발견했다. 
한화는 3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3-6으로 패했다. 하지만 이날 토종 선발 후보 중 한 명인 김민우가 선발로 등판해 5이닝 88구 3피안타(2피홈런) 4볼넷 1사구 2탈삼진 3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비록 패전의 멍에를 썼지만 일단 현재 한화의 토종 선발 자원들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을 남기며 희망을 보게 만들었다.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5선발 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을 펼쳤고, 올 시즌 처음 선발 마운드에 오른 김민우. 초반 스타트는 좋지 않았다. 1사 후 노진혁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2스트라이크의 유리한 카운트를 잡았지만 승부가 아쉬웠다. 결국 아쉬운 승부의 결과는 다음 타자와의 승부에 영향을 미쳤다. 1사 1루에서 박석민에게 115km 짜리 커브를 통타 당하면서 좌월 투런 홈런을 얻어맞았다. 안정을 찾기도 전에 후속 타자인 양의지에게 129km 높은 코스의 슬라이더를 던지면서 좌중월 백투백 홈런까지 허용했다. 이후 모창민을 3루수 땅볼 처리했지만 이원재에게 볼넷을 허용했지만 후속 권희동을 삼진으로 잡아내 위기를 넘겼다. 

2회에는 삼자범퇴로 이닝을 끝냈고, 3회에는 다시 위기를 자초했다. 1사 후 박석민에 사구, 양의지에 볼넷, 모창민에 좌전 안타를 내주며 1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이원재를 투수 땅볼로 요리해 홈에서 선행주자를 잡았다. 이후 권희동 역시 유격수 땅볼로 유도해 실점 없이 위기를 극복했다. 위기를 넘긴 뒤 4회에는 9개의 공으로 지석훈, 김성욱, 이상호를 삼자범퇴로 끝냈다. 5회에는 2사 후 양의지에 다시 볼넷을 내줬지만 모창민을 좌익수 뜬공 처리해 선발 투수로 최소한의 몫을 다했다.
워윅 서폴드, 채드벨 외국인 원투펀치 이후 나설 토종 선발들이 마땅치 않았던 한화였다. 지난 26~28일 광주 KIA 3연전에서 모두 토종 투수들이 마운드에 올랐지만 모두 부진했다. 첫 경기 김재영이 2⅔이닝 5실점, 2차전 김성훈이 3⅓이닝 4실점, 3차전 박주홍 4⅓이닝 4실점으로 모두 최소한의 역할을 해주지 못했다. 설상가상 김재영은 허벅지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약 2~3주 정도 경기에 나설 수 없는 상화까지 몰렸다.
“토종 선수들 가운데 똘똘한 선발 한 명만 돌아가준다면 그래도 걱정이 없을 것 같다”는 한용덕 감독은 결국 토종 선발진의 새 판을 짜는 것으로 결정했다. 한 감독은 “내 욕심이 너무 컸던 것 같다. 급할수록 돌아가자는 말이 생각난다. 잘못 판단하면 빠르게 수정하는 게 좋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호투’라고 보기엔 힘들지라도 그동안 등판했던 토종 선발들 가운데서는 가장 많은 이닝을 던지며 실점도 최소화하며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어느 정도 살리는데 성공했다. 한용덕 감독의 선발진 새 판 짜기 고민도 한결 수월해질 수 있을 전망이다. 
한화는 이날 패하면서 시리즈 스윕 대신 위닝시리즈만 기록하는데 만족해야 했지만 김민우의 역투는 이날 경기의 위안거리 중 하나였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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