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를 가슴에 묻고 던진다.
시애틀 매리너스 일본인 투수 기쿠치 유세이(27)가 부친상을 당했다. 31일(이하 한국시간) 일본 언론들은 기쿠치의 아버지 유지 씨가 59세의 나이로 타계했다고 보도했다. 암으로 투병 중이었고, 아들의 메이저리그 데뷔를 보고 얼마 지나지 않아 눈을 감았다.
하지만 기쿠치는 아버지 장례식을 위해 일본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메이저리그 첫 시즌을 이제 막 시작했고, 미국에 남아 예정된 등판 일정을 소화하기로 했다. 오는 5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한다. 이는 기쿠치의 아버지 유지 씨의 뜻이기도 하다.

기쿠치는 구단을 통해 “아버지가 암과의 길고 용맹한 싸움 끝에 세상을 떠났다. 최근 일본에 방문했을 때 아버지는 내게 ‘야구에 전념하라. 팀 승리를 위해 노력하라’고 하셨다. 힘들지만 아버지 말씀에 경의를 표한다. 전력으로 노력해 남은 시즌을 아버지에게 바치고 싶다”고 밝혔다.
지난 2009년 일본 세이부 라이온즈에서 데뷔한 좌완 투수 기쿠치는 최고 158km 강속구를 뿌리는 파워 피처로 성장했다. 지난겨울 포스팅 시스템을 거쳐 2000만 달러 최고액 상한을 입찰한 시애틀 유니폼을 입었다. 4년 보장 5600만 달러, 7년 최대 1억900만 달러 계약으로 기대를 모았다.
지난달 22일 일본 도쿄돔에서 치러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에 4⅔이닝 4피안타 1볼넷 3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신고식을 했다. 이어 30일 보스턴 레드삭스전에서 6이닝 4피안타(2피홈런) 무사사구 5탈삼진 3실점(2자책)으로 퀄리티 스타트했지만 불펜 난조로 승리를 날렸다. 부친상을 당했지만 아버지 유언대로 미국에 남아 5일 경기에서 첫 승에 도전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