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대신 시소코...리버풀, 순간 선택과 집중이 토트넘전 승리 원동력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9.04.01 05: 33

손흥민 대신 무사 시소코를 선택한 것은 결국 성공적이었다. 리버풀의 선택과 집중이 빛을 발했다.
위르겐 클롭 감독이 이끄는 리버풀은 1일 새벽 0시 30분(한국시간) 영국 리버풀 안드필드에서 열린 2018-2019시즌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과의 맞대결에서 2-1로 승리했다. 1-1로 팽팽하게 맞선 후반 45분 모하메드 살라의 헤더를 걷어내지 못하면서 토비 알더베이럴트의 자책골로 극적으로 승부가 결정됐다. 
이로써 29년만에 우승을 노리는 리버풀은 24승7무1패, 승점 79로 맨체스터 시티(승점 77)를 밀어내고 선두로 복귀했다. 또 리버풀은 홈 무패행진 기록을 '37'까지 늘렸다. 리버풀은 지난 2017년 4월 24일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서 1-2로 패한 후 안필드에서 눈물을 보인 적이 없다.

리버풀은 전반 16분 호베르투 피르미누의 선제골이 나올 때만 해도 무난한 승리가 예상됐다. 버질 반 다이크를 중심으로 알렉산더 아놀드, 조엘 마팁, 앤디 로버트슨 4백 라인은 토트넘의 공세를 효과적으로 막아냈기 때문이다.
해리 케인, 델레 알리, 크리스티안 에릭센, 루카스 모우라 등이 여러 차례 찬스를 만들었지만 리버풀 수비진은 결정적인 장면에서도 어렵지 않게 막아내며 여유를 보였다. 그동안 보여주던 토트넘의 결정력을 사라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후반 24분 손흥민이 투입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손흥민이 해리 케인과 함께 최전방으로 올라가고 루카스 모우라가 측면으로 이동했다. 토트넘의 공격라인에 변화가 생기자 리버풀 수비진도 당황했다.
결국 손흥민 투입 1분만에 모우라가 동점골을 기록했다. 모우라는 측면에서 키어런 트리피어가 올린 공을 오른발로 방향을 바꿔 골문으로 차넣었다.
이후 분위기는 토트넘에게 넘어갔다. 리버풀은 토트넘의 파상공세에 밀렸다. 빠른 스피드를 자랑하는 손흥민에 대한 부담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리버풀 수비 진영이었다.
특히 리버풀은 결정적인 실점 장면에서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후반 39분 차단된 공을 전달 받은 손흥민이 공격으로 전개하며 시소코에게 연결했다. 수비수는 반 다이크 단 한 명. 그 뒤는 알리송 베커 골키퍼가 서 있었다.
반 다이크는 손흥민과 시소코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 했다. 결국 반 다이크는 시소코가 손흥민에게 패스하는 길을 차단하는 데 주력, 시소코에게 슈팅 찬스를 열어 주기로 결정했다. 시소코를 향해 간격을 좁힌 반 다이크의 선택은 옳았다. 손흥민에게 패스 길이 막힌 시소코의 왼발 슈팅은 공중으로 뜨고 말았다. 만약 손흥민에게 찬스가 갔다면 승부는 달라졌을지 모른다.
바로 2분 뒤 손흥민은 대니 로즈에게 기회를 제공했다. 손흥민이 아크 서클 부근에서 공을 잡은 채 치고 나오자 리버풀 수비 4명이 주위로 몰려 들었다. 그러자 손흥민은 측면에서 자유롭던 로즈에게 패스해 찬스를 만들었다. 하지만 로즈가 터치한 공은 어이없이 골문을 빗나가고 말았다.
리버풀이 결정적인 장면을 몇차례 막아내자 리버풀 공격진이 힘을 냈다. 결국 막판 극장골을 유도해내며 승리를 가져갔다. 만약 리버풀이 이번 시즌 우승을 하게 된다면 이날 반 다이크가 손흥민 대신 시소코를 선택한 장면은 훌륭한 결정으로 팬들의 기억에 남을 전망이다.
리버풀은 선두로 올라섰지만 토트넘은 4위 경쟁에 내몰렸다. 토트넘은 이날 패하며 20승1무10패, 승점 61로 3위를 유지했지만 승점 추가에 실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승점 61), 아스날(승점 60), 첼시(승점 60)와 피말리는 순위 싸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더구나 이날 패하면서 최근 5경기째 승리를 신고하지 못한 토트넘은 10년만에 원정 4연패라는 현실과도 마주하게 됐다. 토트넘이 원정 4연패를 기록한 것은 해리 레드냅 감독 시절이던 2009년이 마지막이었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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