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전에 승리를 바치겠다".
시애틀 매리너스의 기쿠치 유세이(27)가 부친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고 선발등판한다. 일본 스포츠전문 매체 '스포츠닛폰'은 기쿠치가 오는 5일(이하 한국시간)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원정경기에 등판한다고 전했다. 가족을 중시하는 미국 문화에서는 흔치 않는 결정이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시애틀 구단은 지난 3월 31일 기쿠치의 아버지 기쿠치 유지씨가 유명을 달리 했다고 발표했다. 향년 59세였다. 유지씨는 암 투병중이었고 지난 2월 21일 도쿄돔에서 열린 기쿠치의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자택에서 관전했다. 아들이 소원하던 메이저리그 투수로 뛰는 것을 보고 눈을 감았다.

기구치는 아버지의 유지를 받들어 귀국해 장례식에 참석하는 대신 미국에 남어 선발등판을 하기로 결정했다. 기쿠치는 "생전 아버지는 제게 야구에 전념하고 팀 승리를 위해 노력해 달라고 하셨다. 아버지의 소원의 경의를 표하고 전력을 기울여 나머지 시즌을 바치고 싶다"며 이유를 설명했다.
귀국해 상주로 장례식 자리를 지키는 것 보다는 메이저리그 승리를 따내는 것이 진짜 아버지를 기리는 것이라는 의지이다. 가족을 중하게 여기는 메이저리그에서는 흔치 않는 일이다. 메이저리그는 가족들의 부음 휴가로 1주일을 제공한다. 당연히 장례식에 참석하는 것으로 여기고 있다.
스캇 서비스 감독은 "기쿠치의 처지에서 최선을 다한 결정이었다. 아버지와 기구치의 관계는 매우 강하고 가깝다. 가족들이 함께 이야기했고 기쿠치가 선택한 것이다. 만일 귀국한다면 이해한다. 항상 이 문제는 선수들에게 맡기고 결정을 지지한다. 가족이 먼저이다"고 말했다.
기쿠치는 아직 첫 승을 거두지 못했다. 도쿄돔 오프닝시리즈에서는 5이닝을 채우지 못했고 지난 30일 보스턴을 상대로 6이닝 3실점으로 호투했으나 승리에 실패했다. 평균자책점 2.53을 기록하며 연착륙하고 있다. 화이트 삭스전에서 첫 승을 영전에 바칠 것인지 주목된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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