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시저 톨레도 부사장 “트래버스-콜로라도 출시 결정은 약속 이행”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9.04.02 09: 02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은 지난 해 10월 국회 산업통상자원부 국정감사장에 출석해 한국 철수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철수 계획이 없다. 오히려 지엠은 한국시장에 28억 달러를 투자하는 등 한국지엠의 미래를 위해 매진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시장은 여전히 한국지엠에 불안한 시선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국지엠이 취하는 모든 액션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일이 없다.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시장에서 한번 신임을 잃은 브랜드는 민심이 완전히 따라올 때까지 끊임없이 “믿어달라”는 말을 반복할 수 밖에 없다. 
한국지엠은 고양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고 있는 ‘2019 서울모터쇼’에서 의미 있는 의사결정을 했다. 대형 SUV ‘트래버스’와 정통 픽업트럭 ‘콜로라도’를 올 하반기 국내 출시하기로 하면서 서울모터쇼에 두 모델을 출품했다. 

그러나 한국지엠은 ‘신차 출시 발표’만으로는 시장을 설득하는데 미흡하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시저 톨레도 한국지엠 영업-서비스-마케팅 담당 부사장이 직접 나서서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와 별도의 간담회를 갖고 트래버스-콜로라도 출시 계획의 의미를 부연설명했다. 
톨레도 부사장이 자동차전문기자들 앞에 직접 나선 계기는 결국 “우리는 이미 약속을 실천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이었다. 한국지엠은 2017년 후반기 카허 카젬 사장 취임 이후 “향후 5년간 15종의 신차를 한국시장에 출시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 계획은 곧 한국지엠의 한국시장 철수설을 불식시키는 선언으로 해석 되길 바라고 있다. 
톨레도 부사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트래버스와 콜로라도를 한국시장에 소개하게 돼 매우 기쁘다. 더 나아가 한국지엠은 내년 초에는 새로운 글로벌 SUV를 공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트래버스와 콜로라도 출시가 ‘5년간 15개 신차 발표 약속’ 이행의 일환이라는 사실이 또 한번 강조 됐다. 한국지엠이 한국시장에 존속하는 의미로 내건 약속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느니 그 진심을 알아달라는 일종의 호소였다. 
톨레도 부사장이 언급한, 내년에 발표 될 완전히 새로운 ‘글로벌 SUV’는 트래버스-콜로라도 출시와는 의미가 많이 다르다. 트래버스와 콜로라도는 미국에서 생산 되는 차를 수입해 판매하는 형태지만 새로운 글로벌 SUV는 부평 공장에서 생산 돼 국내시장에 판매되거나 수출 된다. 한국지엠 존속의 가장 실증적인 의사 결정이 되는 셈이다. 
일단 ‘새로운 글로벌 SUV’는 쉐보레 ‘트랙스’ 또는 ‘블레이저’ 후속 모델로 점쳐지고 있다. 물론 이 추론에 대한 토레도 부사장의 확답은 없었다. “상세한 출시 제품 내용을 공유하는 것은 시기상조인 것 같다”는 말로 확답을 피해갔다. 
국내 시장의 마음을 돌리는 방법으로는 ‘포트폴리오와 제품 라인업의 확대’를 제시했다. 기자들은 공격적인 가격 정책 실행 여부를 물어 봤지만 “가격 할인으로 승부 걸 생각은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대신 꾸준히 신제품을 출시하고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구성하는 노력으로 소비자의 신뢰를 얻고자 한다고 말했다. 
톨레도 부사장은 “지금까지 경쟁하지 않았던 세그먼트의 제품을 들여와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선택의 여지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콜로라도와 트래버스의 물량 확보에 대해서는 “한국 시장의 반응을 면밀히 관찰해 능동적으로 대처하겠다”고 했다. 수요만 따른다면 물량은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콜로라도와 트래버스는 지난 해 미국에서 각각 20% 가까이 판매고가 성장한 모델이다. 쉐보레 라인업에서도 매우 전략적인 제품이다”고 말했다. 지난 해 콜로라도는 미국시장에서 13만 4,842대가 팔려 2017년의 11만 2,996대에 비해 19.3% 성장했고 트래버스는 14만 6,534대가 팔려 2017년의 12만 3,506대에 비해 18.7% 성장했다. 
한국공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공장에서 생산 되는 모델을 수입하는 의사결정에 대해서는 “쉐보레의 포트폴리오가 굉장히 폭이 넓다. 내수 시장 판매를 신장하기 위해서는 고객들이 원하는 제품을 들여오는 것이 중요하다. 급하게 신차를 출시하는 것 보다는 시간을 들여 소비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하는 게 필요하다. 이에 대한 전략의 일환으로 트래버스와 콜로라도를 시간을 갖고 신중하게 소개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서울모터쇼에서 선보인 대형 SUV ‘타호’에 대해서도 같은 이치가 적용된다고 했다. 시장이 필요로 하면 충분히 들여올 수 있다는 원칙을 갖고 있었다. 다만 이 결정 또한 ‘시장의 반응’이 우선시 되고 있었다. 선제적이고 공격적인 의사 결정까지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해 보였다. 
부족한 영업망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톨레도 부사장은 “신규 모델은 신규 모델 대로, 기존 모델은 기존 모델 대로 역할이 있다. 최근 마케팅 캠페인이 새롭게 시작했는데, 타이틀이 ‘Search Engine for Your Real Life’, 즉 의미 있는 삶을 위해 당신은 무엇을 찾고 있는가 이다. 삶을 풍성하게 하는 고품질의 제품을 제공해 내수 판매 증진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톨레도 부사장이 간담회를 자청해 하고자 했던 얘기, ‘신뢰회복’은 간담회 막바지에 나왔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신뢰를 다시 얻을 것이라 생각한다. 신제품을 출시하고 시장의 반응을 면밀히 관찰해 가면서 고객의 신뢰를 반드시 다시 회복하겠다. 이미 회사와 정부가 큰 투자를 했다. 그 덕분에 트래버스와 콜로라도의 출시를 결정할 수 있었고 내년에 출시될 신제품도 마찬가지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저희는 계속 한국에서 비즈니스를 유지할 것이고 성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100c@osen.co.kr
[사진]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 간담회를 갖고 있는 시저 톨레도 한국지엠 영업-서비스-마케팅 담당 부사장. 아래 사진은 2019 서울모터쇼에서 전시 되고 있는 트래버스와 콜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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