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그레이드 된 후니볼. 울산 현대가 빠른 방향 전환을 통해 FC 서울을 잡고 리그 선두로 올라섰다.
울산은 2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5라운드 경기에서 믹스-주니오의 릴레이 골을 앞세워 박주영의 만회골에 그친 서울을 2-1로 꺾었다.
이날 승리로 울산은 5경기 무패 행진을 달리며 승점 11점(3승 2무)로 리그 선두로 올라섰다. 반면 무패 행진이 4경기에서 멈춘 서울은 승점 10점(3승 1무 1패)에 머무르며 선두 자리를 내줘야 했다.

경기 전부터 4경기서 무실점을 기록한 서울과 김보경-주니오-김인성 등 초호화 공격진을 앞세운 울산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선발 라인업에서 양 팀의 특색이 잘 나타났다.
울산은 선발 라인업부터 총력전이었다. 최전방에 주니오가 나서고, 2선에서 김보경-박정인-김인성이 지원한다. 중원에는 신진호-믹스가 배치됐다. 포백은 이명재-불투이스-윤영선-김창수가 구축했다.
주전 골키퍼 오승훈의 부상으로 조수혁이 대신 나선 것을 제외하면 주전 선수들이 모두 이름을 올렸다. 김도훈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서 "선두팀이 상대지만 홈인 만큼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고 승리를 다짐했다.
반면 서울은 힘든 일정을 고려해서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페시치-박주영-조영욱이 벤치에서 대기하고, 박동진-윤주태가 선발 투톱으로 나섰다. 중원은 김한길-알리바예프-정현철-고요한-윤종규가 나선다.
공격진에 변화가 있었지만, 앞선 4경기서 무실점을 기록한 수비진은 그대로였다. 스리백은 황현수-김원균-이웅희가 형성했다. 선발 골키퍼도 유상훈이 그대로 나섰다. 전반은 수비적인 운영으로 지켜보겠다는 최용수 감독의 속내가 나타났다.
창과 방패의 대결에서 웃은 것은 울산이었다. 경기 전 울산의 김도훈 감독은 서울의 장점은 수비 라인의 조직력이라고 평가했다. 상대의 장점을 아는 만큼 공략법도 알았다.

울산이 들고온 공략법은 빠른 측면 공략을 통한 방향 전환이었다. 왼쪽의 김보경과 오른쪽의 김인성이 정신 없이 서울의 측면을 흔들었다. 중원에서도 믹스가 균형을 잡고 측면으로 날카로운 패스를 뿌렸다.
방향 전환을 통한 울산의 공격은 빠른 효과를 봤다. 전반 4분 울산은 믹스가 돌파한 이후 신진호를 걸쳐 우측면의 김창수에게 공이 이어졌다. 빠른 방향 전환에 당황한 김한길이 파울을 범하며 좋은 장소에세 프리킥을 만들며 주니오의 위협적인 헤더가 나왔다.
울산은 결국 빠른 시간에 선제골을 뽑아냈다. 전반 14분 김보경이 좌측면을 돌파한 이후 낮은 크로스를 올렸다. 박스 안에서 공을 잡은 김인성이 뒤의 믹스를 보고 정확히 전해줬다.
공을 잡은 믹스가 날린 슈팅은 골대를 맞고 그대로 서울의 골문으로 흘러 들어갔다. 이번 시즌 서울의 첫 실점. 방향 전환이라는 공략법이 서울의 스리백을 제대로 무너트렸다.
빠른 선제골 이후 울산은 안정적인 운영으로 서울의 추격을 저지했다. 불투이스-윤영선의 수비로 서울의 공세를 막아내고 측면을 살린 역습을 이어갔다. 김보겸과 김인성을 통해 위협적인 장면이 계속 연출됐다.
쐐기골 장면에서도 울산의 방향 전환이 빛났다. 김정인을 대신해 후반 교체 투입된 김태환이 측면 돌파 이후 반대편으로 크로스를 전했다. 공을 잡은 신진호는 서울 수비 라인이 다시 자리를 잡기 전에 박스 안으로 크로스를 올려 주니오의 헤더골을 이끌었다.

선제골부터 추가골까지 울산의 방향 전환을 통한 상대 수비 공략이라는 계획대로 흘러간 경기였다. 후반 추가 시간 박주영에게 만회골을 내주긴 했지만 '후니볼'이라고 불리는 김도훈 감독의 축구가 점점 완성도를 높혀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울산은 겨울 이적 시장서 과감한 전력 보강을 통해 전북 현대와 함께 K리그 2강으로 평가받았다. 업그레이드되어 가는 '후니볼'을 앞세워 우승을 향해 나아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mcado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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