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정근우(37)는 올 시즌 중견수로 변신 중이다. 시즌 초반 실수도 있지만 빠르게 적응 중이다.
과거 ‘국가대표 2루수’였던 그는 세월의 흐름을 이기지 못하고 지난해 1루수와 지명타자로 밀려났다. 올해는 빠른 발을 바탕으로 중견수로 포지션이 변경됐다. 적지 않은 나이에, 쉽지 않은 도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2일 LG전에서 한 차례 실책과 한 차례 슈퍼캐치로 지옥과 천당을 오간 정근우는 경기 후 “남들은 그냥 잡는 타구를 내가 잡으니 호수비라네 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정근우는 1회 1,2루에서 김현수의 중전 적시타 때 타구를 한 차례 더듬는 실책으로 주자들은 2,3루까지 진루했다. 이후 내야 안타로 한 점을 주면서 선발 장민재는 비자책 실점을 안게 됐다.
그러나 7회 2사 후 정주현의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성 타구를 끝까지 따라가 잡아내 홈팬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충분히 안타가 되는 타구로 보였는데, 막판 정근우의 글러브에 빨려 들어갔다.
정근우는 경기 후 수비에서의 실수와 호수비를 묻자 “1회 타구를 제대로 잡지 못한 것은 조금 쉽게, 안이하게 생각한 면이 있다. 집중력을 잠시 잃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7회 호수비는 “열심히 뛰어가다보니까 낙구 지점이랑 타이밍이 잘 맞아서 잡을 수 있었다. 운이 좋았다”며 “남들은 그냥 잡는 건데, 내가 잡으니 슈퍼 캐치라고 하더라”고 허허 웃으며 말했다.
정근우는 포지션 변경에 따른 수비 부담을 묻자 “수비 부담이 없다면 솔직히 거짓말이다. 하지만 최대한 즐기면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마음가짐이다. 앞으로도 실수가 나오겠지만 즐기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거듭 말했다.
정근우는 시즌 초반 KIA전에서 다이빙캐치를 하다가 손목을 살짝 삐끗했다. 한용덕 감독은 "정근우가 손에 잔부상으로 타격에까지 영향을 받아 타율이 낮은 편이다. 부상에서 점차 회복되면서 좋아질 것이다"고 기대했다.
정근우는 이날 1-2로 뒤진 2회 1사 만루에서 역전 2타점 결승타를 터뜨렸다. 정근우는 "KIA전에서 손목을 살짝 삐끗했다. 이제 통증이 가라앉으면서 오늘 경기 전 정상적인 배팅 훈련도 했다"고 말하며 "그동안 득점권 찬스에서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서 팀에 미안했다. 오늘 중요한 순간에 안타가 나와 다행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성열, 하주석이 부상으로 팀에서 이탈했다. 고참인 내가 중심을 잡아야 한다. 태균이랑 함께 팀 분위기를 다독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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