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환 선발 전환’, ’1+1 5선발 전략’으로 대표되는 롯데 양상문 감독의 모험수였던 실험은 첫 시도에서는 실패로 끝났다.
그러나 두 번째 시도의 첫 단추는 잘 뀄다. 장시환이 두 번째 선발 등판에서는 승리를 챙기면서 허언 속의 모험이 아니었음을 일단 증명했다. 그리고 이제 1+1 5선발 전략의 두 번째 시도를 눈 앞에 두고 있다.
장시환은 지난 2일 문학 SK전 선발 등판해 5이닝 5피안타 2볼넷 6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올 시즌 첫 승을 따냈다. 선발승으로는 KT 위즈 소속이던 지난 2016년 6월 14일 수원 한화전 이후 1022일 만이다.

브룩스 레일리-김원중-제이크 톰슨의 상위 선발 로테이션은 지금까진 안정적인 단계다. 관건은 장시환과 1+1 5선발이 맡고 있는 하위 선발진의 물음표를 떼어내는 것이었다. 하지만 첫 등판에서 물음표가 곱절로 늘어나며 의문만 더욱 쌓였다. 장시환은 지난달 27일 사직 삼성전 2⅔이닝 동안 6피안타(2피홈런) 3볼넷 3탈삼진 6실점으로 무너졌다.
그러나 뒤이은 등판에서 시즌 첫 선발 등판에서의 실패를 잊고 보란듯이 우뚝 섰다. 양상문 감독은 장시환의 시즌 첫 선발 등판 이후 “실패를 발판 삼아서 더 좋은 투구를 하게 될 것이다”고 말하며 그에 대한 인내와 뚝심, 그리고 믿음을 드러냈다. 그 결과가 바로 나타났다. 일단, 장시환은 자신의 경쟁력, 그리고 양상문 감독의 안목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했다. 이제는 1+1 5선발 전략의 성패에 눈길이 쏠린다.
윤성빈, 송승준, 박시영, 김건국으로 구성된 롯데의 5선발진. 일단 지난달 28일 사직 삼성전 윤성빈, 송승준 조합은 4이닝 6실점을 합작하는데 그쳤다. 최소 5~6이닝을 버터줘야 했던 이들이었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가 나왔고, 장시환의 선발 전환보다 더 큰 의문부호가 따라왔다. 어느 팀도 시도해본 적 없는 모험에 모두가 고개를 갸웃하며 우려를 표현했고, 그 우려가 현실이 됐다.

하지만 양상문 감독은 ‘단 1경기 뿐이었다’며 실험을 강행할 의지를 내비쳤고, 박시영과 김건국 조합이 5선발의 두 번째 주자로 3일 문학 SK전에 나서게 된다. 두 선수는 5선발 로테이션에 맞춰서 퓨처스리그에서 등판을 준비했다. 박시영은 지난달 28일 상동 KT전 선발 등판해 5이닝 1피안타 2볼넷 6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김건국은 보다 짧은 이닝으로 준비했다. 지난달 29일과 31일 경산 삼성전 2경기 등판해 2⅔ 1피안타 3볼넷 1탈삼진 무실점의 기록을 남겼다.
일단 스타트는 박시영이 먼저 끊는다. 박시영은 통산 선발 6차례에 불과하지만, 지난해 마무리캠프부터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왔다. 뒤를 이을 김건국도 통산 선발 등판은 1번이지만, 박시영과 마찬가지로 선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과정을 밟았다. 박시영은 장점으로 꼽히는 하이패스트볼의 회전력을 어떻게 경기에서 극대화시키느냐가 관건. 김건국은 공격적인 투구 스타일로 어떻게 타자들을 요리할 지가 관심사다.
장시환은 첫 등판에서의 실패를 극복했다. 과연 롯데의 두 번째 5선발 조합도 장시환과 마찬가지로 첫 시도에서의 실패를 이겨내고 실험 성공기의 첫 페이지를 쓸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