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자 둘이 남겨둔 미미한 발자취를 완벽하게 지웠다.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31)가 꾸준한 모습으로 효자 외국인 선수 대열에 들어섰다.
페르난데스는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KT 위즈와의 팀 간 1차전에 선발 등판해 4타수 2안타 3타점으로 활약했다.
이날 경기에 앞서 김태형 감독은 “시범경기에서 좋지 않아서 걱정했는데, 잘해주고 있다. 지금 팀 타자 중 가장 감이 좋다”라며 “4번 타자 김재환 앞에서 나가서 찬스를 만들어주고, 중요할 때는 직접 해결도 해준다”고 흐뭇한 모습을 지었다. 또한 “홈런을 치는 등 장타력은 다소 부족하지만, 공에 대처하는 능력이 좋다”고 말했다.

김태형 감독의 설명 그대로 였다. 이날 페르난데스는 찬스를 잇고, 필요할 때는 해결하는 모습을 곳곳에서 보여줬다. 1회 주자 1루에서 적시 2루타를 날리며 기분 좋은 출발을 한 페르난데스는 이어 희생플라이로 타점을 더했고, 8회 주자 1루에서도 적시 2루타를 날리며 멀티히트 3안타 경기를 펼쳤다. 페르난데스의 활약에 두산은 9-0 대승을 거두며 4연승을 달렸다.
이날 활약으로 페르난데스는 타율 4할6리 9타점을 기록했다. 홈런은 하나 없지만 득점권 타율이 무려 5할5푼6리가 되면서 팀 내 가장 필요한 선수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지난해 두산의 머리를 아프게 했던 외국인 타자 두 명이 남긴 성적을 지우기도 충분했다. 지난해 지미 파레디스는 타율 1할3푼8리, 1홈런, 4타점을, 반슬라이크는 타율 1할2푼8리, 1홈런, 4타점의 성적을 남겼다. 이들이 33경기 동안 남긴 타점을 9경기 만에 넘어섰다.
홈런왕 레이스를 펼치며 화려한 임펙트를 둔 타자는 아니지만, 페르난데스는 어느덧 두산에 꼭 필요한 '맞춤형 외인'으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 bellstop@osen.co.kr
▲지미 파레디스
21경기 타율 .138(65타수 9안타) 1홈런 4타점
▲스캇 반슬라이크
12경기 타율 .128(39타수 5안타) 1홈런 4타점
▲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
9경기 타율 .406(32타수 13안타) 9타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