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최다 8K’ 안우진 무너뜨린 내부의 적, 뼈아픈 서건창 뜬공 실책 [오!쎈 승부처]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9.04.03 21: 21

키움 히어로즈 선발 투수 안우진이 개인 최다 탈삼진 기록을 경신하는 등 대역투를 펼치며 순항하고 있었다. 그러나 수비진의 아차하는 순간 안우진이 스스로 만들어가던 시즌 첫 승의 꿈을 무산시켰다.
키움은 3일 창원 NC 파크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정규리그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1-9로 패했다. 전날(2일) 8-6 극적인 승리의 기운을 잇지 못한 채 시리즈 전적 1승1패에 만족해야 했다.
이날 키움은 선발 등판한 안우진이 위력적인 투구로 첫 선발승의 꿈을 스스로 만들어가고 있었다. 삼자범퇴 이닝은 없었지만 매 이닝 깔끔하게 이닝을 풀어갔다. 특히 1회말 선두타자 이상호에 좌중간 2루타를 허용한 뒤 노진혁, 박석민, 양의지를 모두 삼진으로 솎아냈고, 2회말 모창민, 권희동까지 연달아 삼진 처리하며 5타자 연속 탈삼진을 기록하기도 했다. 

최고 149km까지 찍은 속구(55개)와 141km까지 나온 슬라이더(33개)의 사실상 투피치였지만 스트라이크 존을 예리하게 파고드는 움직임으로 NC 타자들을 속수무책으로 만들었다. 여기에 12개의 커브가 섞이면서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었다.  
안우진이 데뷔 이후 최고의 역투를 펼치는 동안 타선은 2회초 1점만 뽑아내는데 그쳤다. 말 그대로 살얼음판이었다. 안우진의 호투가 이어지고 있었지만 이닝을 거듭할수록 안우진에게 부담이 가중됐다. 
5회말 1점을 실점하며 1-1 동점을 내주기도 했지만 안우진은 흔들리지 않고 이닝을 마무리했다. 그리고 6회 선두타자 양의지를 삼진으로 잡아내며 지난해 9월 20일 고척 삼성전 기록했던 자신의 한 경기 개인 최다 탈삼진(7개) 기록을 경신했다. 6회 1사까지 8개의 탈삼진.
그러나 개인 최다 탈삼진 경신의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에 수비진이 안우진에 어두운 그림을 드리우게 했다. 양의지를 삼진으로 처리한 뒤 모창민을 2루수 방면 뜬공으로 유도했다. 하지만 2루수 서건창이 이를 놓쳤다. 평범한 뜬공이었지만 1루수 장영석과 어정쩡하게 콜플레이를 펼치다 타구에 대한 집중력을 잃었다.  
올 시즌 서건창은 사실상 지명타자다.  자신의 2루수 자리는 김혜성에게 내줬다. 하지만 내야진의 체력 안배를 위해서 서건창은 어느 정도 수비를 소화해줘야 했다. 장 감독은 “서건창이 2루 수비를 소화해줘야 팀에 도움이 된다”면서 서건창의 2루수 기용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하지만 이제는 ‘파트타임 2루수’라고 봐야 했다. 최근 몇 시즌 간 당했던 다리 쪽 부상이 그의 수비 능력을 떨어지게 했다.
결국 이 실책은 안우진의 호투와 키움의 승리에 모두 결정적인 터닝포인트가 됐다. 패배와 직면하게 만든 치명적인 실책이었다. 실책으로 살아나간 모창민에게 2루 도루를 허용해 1사 2루 실점 위기를 맞이했고 권희동에 우익수 방면 적시 2루타를 얻어맞아 1-2로 역전을 당했다. 이후 김태진에 중전 적시타까지 내주면서 1-3까지 키움은 끌려갔다.
일단 안우진이 더 이상 흔들리지 않고 6회말을 마감했고, 7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라왔다. 그러나 이미 기가 꺾인 안우진이었고, 기세가 등등해진 NC였다. 7회말 1사 후 노진혁과 박석민에 백투백 홈런을 얻어맞으며 1-5까지 점수 차가 벌어졌다. 
안우진을 탓하기에는 가혹한 상황이었다. 경기 전 장정석 감독은 “안우진이 선발승을 빨리 해서 시즌을 잘 풀어갔으면 조겠다. 시작이 빨리 되어야 한다. 승을 따지 못하다보면 이후 아쉬운 경기들이 나오게 된다”고 말하며 안우진의 선발승을 기대했다. 일단 안우진은 그에 부응하는 투구를 펼쳤다. 6⅓이닝 10피안타(2피홈런) 8탈삼진 5실점(3자책점). 그러나 실책이 아니었다면 자책점은 더 줄어들 수도 있었고, 그 이상의 호투를 펼칠 수도 있었다. 서건창의 실책이 두고두고 아쉬운 키움이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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