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32・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안방에서 첫 홈런을 터트리며 멋진 신고식을 했다.
강정호는 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PNC파크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2차전 경기에 5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장해 시즌 마수걸이포를 쏘아올렸다. 성적은 4타수 1안타 1홈런 1볼넷. 타율은 2할3푼1리로 소폭 상승했다.
강정호가 피츠버그 홈경기에 선발 출장한 것은 2016년 9월 30일 시카고 컵스전이 마지막이었다. 지난 2일 경기는 선발이 아니라 대수비로 경기 중간에 투입되어 2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첫 타석 만루 찬스에서 6-4-3 병살타로 물러나며 아쉬움을 삼킨 강정호는 3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 곧바로 그 아쉬움을 털어내는 시원한 홈런을 기록했다. 8구까지 가는 풀카운트 끝에 상대투수의 86마일 슬라이더를 끌어당겨 좌측 담장을 넘기는 첫 아치를 그렸다.
강정호가 상대한 투수는 세인트루이스의 1선발 마일스 마이콜라스다. 일본프로야구(NPB)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활약하다가 2018시즌에 메이저리그로 다시 돌아와 18승 4패, 평균자책점 2.83을 기록하며 화제를 모은 선수다. 작년 내셔널리그 다승왕까지 차지하며 팀의 에이스로 떠오른 투수로 지난 세인트루이스의 개막전에도 선발 등판했다.
강정호는 빠른 공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지만, 이날 홈런은 변화구를 공략해 만들어 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강정호는 8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를 펼쳤다. 마이콜라스가 강정호에게 던진 구종은 포심 1개, 투심 1개, 슬라이더 4개, 커브가 2개로 철저하게 변화구 위주 승부였다. 하지만 강정호는 보란 듯이 8구째 86마일(약 138km) 슬라이더를 공략하며 홈런을 쳐냈다.

공교롭게도 강정호가 이 홈런 전에, 메이저리그에서 마지막으로 기록했던 홈런도 세인트루이스전에서 나왔다. 2016년 10월 2일 세인트루이스와의 원정경기에서 5번타자 겸 3루수로 출장했던 강정호는 1회초에 스리런 홈런을 쳐냈다. 시즌 21호 홈런이었다. 당시 상대 투수는 마이클 와카.
강정호는 이날 이후 처음으로 정규시즌 경기서 아치를 그렸다. 특히 시범경기에서 홈런 1위를 기록하며 장타력이 부족한 피츠버그 타선에 힘이 되어주길 바라는 구단과 팬들의 기대에 확실히 응답하는 홈런이었다. 10회말 마지막 타석은 볼넷을 골라 멀티출루를 달성했다. 강정호 복귀에 대한 비판 여론도 있지만 환영하는 이들도 많았다. 팬들에게 강정호의 컴백을 확실히 신고한 홈런포였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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