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친’ 정우영-노시환, 승부와 우정 사이 "뒷얘기" [오!쎈 현장]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9.04.04 05: 41

 3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LG-한화전. 주목받는 고졸 루키들이 인상적인 대결을 선보였다. LG 투수 정우영(20)과 한화 타자 노시환(19)은 이날 그들만의 운명의 대결을 펼쳤고, 진한 우정을 나눴다. 
경기 후 만난 정우영은 “시환이랑은 고교 시절 서로 친했다. 오늘 경기 전에 만나서 잠깐 이야기를 했다. 시환이가 농담처럼 ‘초구는 직구 던져라’고 하더라”고 뒷얘기를 소개했다. 
경기 전에 서로 맞대결을 할지 몰랐지만, 운명처럼 LG가 6-0으로 앞선 6회 2사 1,2루에서 정우영과 노시환은 프로 무대에서 첫 대결을 하게 됐다. 서로 물러설 수 없는 장면이었다. 

앞서 4경기 7이닝 연속 무실점을 이어온 정우영은 이전과 달리 제구나 구위가 다소 불안한 상태였다(뒤에 왜 그랬는지 설명했다) 무실점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노시환을 아웃시켜야 했다. 이날 1루수로 선발 출장한 노시환은 앞서 볼넷, 2루타로 좋은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었다. 하지만 한화는 리드 당하고 있었다. 한 방이 필요했다. 
정우영은 ‘약속대로’ 초구 직구(투심)를 던졌다. 절체절명의 실점 위기 순간에도 친구와의 우정을 지켰다. 정우영의 초구 투심(142km)에 노시환은 방망이를 매섭게 휘둘렀으나 파울이 됐다. 설마 직구를 던질까, 아마도 두 선수의 마음에는 진한 전류가 흘렀을 거 같다. 
마운드의 정우영과 타석의 노시환 모두 한숨을 내쉬며 숨을 골랐다. 2구 투심(141km)은 스트라이크. 3구째 노시환은 잔뜩 힘을 주고 배트를 휘둘렀으나 정우영이 던진 회심의 슬라이더(129km)에 허공을 갈랐다. 3구삼진 아웃. 
정우영은 경기 후 “고교 때 시환에게 약했다”며 “3번 상대했는데 볼넷 2개와 뜬공 아웃 1개였다”고 말했다. “시환이가 인코스, 아웃코스 가릴 것 없이 잘 쳤다. 상대하기 힘들었다”고 덧붙였다. 프로 첫 무대에서는 정우영의 승. 
정우영은 7회에는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막았다. 이후 공수교대 때 정우영과 노시환은 서로 눈빛을 교환하며 짧은 대화를 나눴다. 정우영은 “시환이가 ‘공 좋더라’고 한마디 하더라”고 소개했다. 진검승부에서 진 노시환이 승자 정우영을 칭찬해준 것.
노시환은 이날 차우찬 상대로 볼넷과 2루타를 쳤고, 9회 최동환 상대로 몸에 맞는 볼로 3차례 출루했다. 다만 절친 정우영 상대로는 삼진으로 물러났다. 2타수 1안타 1볼넷 1사구로 신인 타자치곤 괜찮은 성적이었다. 시즌 타율은 11타수 3안타(타율 .273) 
정우영은 "6회에는 점수를 안 준다는 생각으로 힘이 너무 들어갔다. 상체가 붕 떠 있는 상태에서 팔 스윙이 평소처럼 안 됐다. 제구도 안돼 공이 높았고, 직구 스피드도 안 나오고 그랬다. 6회 마치고 덕아웃에서 투수코치님이 달라진 점을 말씀해주셨다. 7회는 마음을 가다듬고 이전처럼 던졌다. 직구 구속도 145km까지 나오더라"고 설명했다. 
이날 2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정우영은 프로 데뷔 후 5경기 9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금까지는 가장 주목받는 신인으로 손색이 없다. /orange@osen.co.kr
[사진] (아래) 정우영과 노시환 맞대결 장면. 스포티비 중계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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