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허행운 인턴기자] KBO리그를 대표하는 두 좌완 투수 김광현과 양현종이 같은 날 나란히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두 선수는 모두 2019시즌 개막전 선발로 등판했던 팀의 에이스들이다. 하지만 지난 4일 선발 등판했던 경기에서 모두 좋지 않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김광현은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5이닝 9피안타 4실점했다. 3회에 갑작스런 구속 저하를 보이면서 롯데 타선에게 공략 당했다. 전준우의 투런 홈런을 포함해 연속 4안타를 허용했고 그 사이엔 폭투까지 범했다. 패배 투수의 불명예는 피했지만 분명 김광현 답지 않은 피칭이었다.

양현종은 김광현 보다 더 심각했다.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한 양현종은 단 2이닝 밖에 투구하지 못했다. 6개의 아웃 카운트를 잡는 과정에서 홈런 1개 포함, 무려 9개의 안타를 허용하며 무려 7실점했다.
이날 두 선수의 동시 부진은 비단 한 경기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현재 양현종의 시즌 평균자책점 9.00(14이닝 14실점)은 현 시점 규정이닝을 넘긴 KBO리그 28명의 투수 가운데 꼴찌다. 김광현도 평균자책점 5.29를 기록하며 24등에 위치해 있다.
물론 두 투수가 이제 시즌 3경기 밖에 치르지 않았기에, 성급한 판단은 금물이다. 하지만 두 선수가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들과 비교한다면 분명 아쉬움이 남는 성적.
평균자책점 뿐 아니라 피안타에서도 두 선수는 안좋은 지표를 보여주고 있다. 양현종이 26개로 리그 최다 1위, 김광현은 2위(24개)로 그 뒤를 이었다. 상대적으로 타자들에게 쉽게 공략당하고 있을만큼 구위가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표 좌완 선발 듀오의 부진은 단순히 소속팀 코칭 스태프와 팬들의 걱정에서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 우리나라 야구 대표팀은 2020년에 펼쳐질 도쿄올림픽 야구 부문 출전권을 따내기 위해서는, 올해 11월 프리미어12에서 좋은 활약을 펼쳐야만 하는 과제가 있다.
선동열 전 감독에 이어 국가대표 전임 감독직을 맡게 된 김경문 감독은 일찍부터 두 선수가 대표팀 마운드의 중심을 잡아주길 기대하고 있었다. ‘몬스터’ 류현진의 대표팀 합류가 실질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 선수 차출 불가 방침이 있는 류현진을 불러오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하지만 이 두 투수의 시즌 시작이 어느 때보다 최악의 상태를 보여주면서 김경문 감독의 시름은 깊어질 전망이다. 2017년과 2018년 한국시리즈에서 나란히 명장면을 연출한 두 투수가 과연 다음 등판에서는 반등하며 명예회복에 성공할 수 있을까. /luck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