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하(22・두산)가 ‘막내 선발’이지만 어느덧 ‘에이스’의 마음가짐을 갖게 됐다.
이영하는 지난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KT 위즈와의 팀 간 2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7피안타 2볼넷 2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최고 149km의 직구를 비롯해 슬라이더, 커브, 포크를 고루 섞으며 KT 타선을 묶었고, 시즌 첫 승과 입을 맞췄다.
아직 완급 조절 등에서 미숙한 면은 있었지만, 충분히 한 시즌 선발 투수로 이끌어갈 수 있다는 모습을 증명한 경기였다.

이영하는 첫 등판 후 함께 호흡을 맞춘 박세혁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직구가 좋았는데, 변화구가 생각보다 만족스럽지 않았다. 직구가 좋아서 힘있게 들어간 것이 좋은 결과가 있었다. 변화구가 좋지 않은 것을 (박)세혁이 형이 빨리 캐치줘서 잘 던진 것 같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첫 경기에서도 이영하는 6이닝 3실점을 기록하면서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그러나 팀 불펜 투수의 난조로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아쉬움이 클 법 했지만, 이영하는 결과보다는 과정에 미소를 지었다. 그는 "퀄리티스타트를 했다. 승리에는 연연하지 않는다"고 미소를 지은 뒤 "두 번째 등판에서는 퀄리티스타트를 했지만, 이닝이 다소 아쉬웠다. 투구수가 다소 적어 7~8이닝까지 던지고 싶었지만, 6회에 와서 내려온 것이 아쉬웠다"고 이야기했다.
호투 속 앞으로의 희망도 엿봤다. 이영하는 "최근 포크볼이 예전같지 않은데, 이 부분만 살아나면 좋아질 것 같다. 또 포크볼이 던지면 앞으로 더 길게 던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김태형 감독은 시즌 초 불펜에 대한 고민을 이야기하며 장원준 복귀와 맞물려 이영하를 불펜으로 돌릴 생각을 했다. 그러나 젊은 이영하에게 혼란을 주지 않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선발 투수로 키우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내리며 생각을 바꿨다. 이영하는 "(불펜으로 가면) 아쉽기는 하겠지만, 나는 팀의 선수인 만큼, 팀 사정에 맞추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이야기했다.
선발 투수로 고정된 만큼 이영하는 선발 투수로서 완벽하게 자신의 몫을 소화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두 경기지만, 계속 6이닝을 던지는 부분이 만족스럽다"라며 "경기를 치르면서 6이닝 이상을 던지면서 다른 팀의 1~2선발과 붙어도 밀리지 않는 5선발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올 시즌 승리보다는 점수를 적게 주고,낮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는데 많이 신경쓰도록 하겠다”고 힘주어 이야기했다. 이어서 그는 “감독님께서 나에게 몇 이닝을 소화하고, 몇 승을 하라고 하시지는 않지만, 내가 나에게 맞는 역할을 하다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고 각오를 전했다.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