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A 9.00 & 3패' 양현종에게 돌을 던질 수 없는 이유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9.04.05 13: 07

돌을 던질 수 없다. 
KIA 타이거즈 에이스 양현종(31)이 개막 이후 부진에 빠졌다. 3경기에 등판해 14이닝을 던져 14자책점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 9.00. 피안타율이 4할1푼3리,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2.07에 이른다 평균자책점과 피안타율은 28명의 규정이닝을 채운 선발투수 가운데 최하위이다. WHIP는 27위에 랭크되어 있다.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지표이다. 
왜 그럴까? 직구 구속이 오르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140km대 중반의 묵직한 직구를 뿌리며 체인지업과 커브를 적절히 구사하는 유형이다. 개막전에서는 140km대 중반을 기록했으나 평균 구속이 예년만 못했다. 4일 대구경기에서는 130km대 구속이 나오기도 했다. 특유의 역동적인 투구가 아니었다.

개막 이후 줄곧 날씨가 쌀쌀했던 점도 있을 것이다. 개막이 빨랐던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양현종은 시즌을 준비하는 유형은 슬로우 스타터이다. 스프링캠프에서는 몸을 일찍 만들지 않는다. 천천히 끌어올리다 3월 말의 개막에 맞추는 스타일이었다. 올해는 1주일 빨라져 구위 조절에 애를 먹었을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는 작년까지 5년 동안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던진 투수라는 이유도 있다.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시즌 동안 가장 많은 경기(155경기)에 등판했다. 가장 많은 이닝(947⅔), 가장 많은 투구수(15332개)를 기록했다. 가장 많은 QS(96회)를 기록하며 팀 마운드를 이끌었다.  
연평균으로 환산하면 31경기, 190이닝, 3066 투구를 했다는 것이다. 쉼없이 5년 동안 마운드를 지켰다. 한 투수가 양현종처럼 5년 연속 풀타임 우승 성적을 내기는 쉽지 않다. 항상 시즌을 마치면 각별한 어깨보호 운동을 하면서 에이스의 길을 걸어왔다. 그러나 시간이 쌓일수록 어깨에 부담이 생길 수 밖에 없다.  
특히 작년에는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두 경기 선발등판했다. 다른 투수들이 재충전하는 시간에 대표팀 에이스로 복무를 했다. 그래서 이번 시즌을 앞두고 더욱 철저히 관리를 해왔다. 스프링캠프도 자율 조정을 했고 막판에야 실전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시범경기를 거쳐 개막을 맞이했지만 100% 몸상태는 아니었다. 
양현종도 그래서인지 개막을 앞두고 "시즌 초반에는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개막 이후 구위는 예전의 양현종이 아니었다. 그러나 지난 5년 간의 행보를 감안하면 어느 누구도 양현종에게 돌을 던질 수는 없다. 팀에게는 최고의 기여를 했다. 다음주부터는 날씨가 풀릴 것으로 보인다. 양현종의 네 번째 등판에서 자존심을 세울 것인지 주목된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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