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척추가 삐끗하고 뒷마당일 흔들리며 월드컵 모의고사서 아이슬란드에 따끔한 예방주사를 맞았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 축구대표팀(FIFA 랭킹 14위)은 6일 오후 용인시민체육공원주경기장서 열린 아이슬란드(22위)와 A매치 친선전서 2-3으로 석패했다. 한국은 오는 9일 춘천송암스포츠타운으로 장소를 옮겨 아이슬란드를 한 차례 더 상대한다. 이날 경기장엔 1만 5839명이 들어차 국내 여자 A매치 최다 관중을 기록했다. 4년여 만의 국내 여자 A매치서 의미 있는 발자취를 남겼다.
한국은 이날 전반 45분 동안 척추 라인이 심하게 삐끗하며 무너졌다. 주장 조소현이 책임진 뒷마당부터 이민아와 이영주가 구성한 중원 조합이 모두 제 몫을 하지 못하며 전반 2실점의 장본인이 됐다. 후반전엔 2-2 동점을 만드는 드라마를 써냈지만 후반 추가시간 뒷마당이 흔들리며 패배를 시인해야 했다.

윤덕여 감독은 실험을 이어갔다. 흔들리는 수비진에 안정감을 더하기 위해 경험 많은 베테랑 미드필더 조소현을 센터백으로 내렸다. 이영주에게 조소현의 역할을 맡겼고, 이민아가 중원 파트너로 출격했다.
한국은 전반 내내 주도권을 잡았지만 득보단 실이 많았다. 공수 양면에서 부족함을 드러냈다. 전반 나온 2실점 모두 중앙 지역에 위치한 선수들의 실수에서 비롯됐다.
한국은 전반 28분 선제골을 헌납했다. 하프라인 부근서 이민아가 조소현에게 결정적인 패스미스를 범했다. 쏘르발즈도티르가 볼을 가로 채 한국의 골망을 흔들며 0-1로 끌려갔다.
한국은 전반 40분 추가골을 내줬다. 이영주가 중원 헤딩 경합에서 밀린 게 화근이었다. 상대 헤더 때 센터백 조소현의 위치 선정도 아쉬웠다. 선제골 주인공인 쏘르발즈도티르가 동료의 헤더를 2번째 골로 연결했다.
한국은 후반 들어 180도 다른 팀으로 변모했다. 전반 막판 조소현을 본래 위치인 수비형 미드필더로 올리고, 센터백 정영아를 교체투입한 게 적중했다.
중원의 안정감을 찾은 한국은 후반 8분 여민지의 만회골로 추격했다. 이후에도 이금민과 지소연이 공격진영서 좋은 장면을 만들었다. 후반 27분 이금민의 굴절슛으로 균형을 맞췄지만 또 한 번 결정적인 실수에 발목을 잡혔다. 후반 추가시간 2분 골키퍼 김정미의 캐칭 미스로 헌너도티르에게 뼈아픈 결승골을 헌납했다.

한국은 오는 6월 프랑스서 열리는 여자 월드컵서 프랑스(4위), 노르웨이(12위), 나이지리아(38위)와 A조에 포함돼 2회 연속 16강행에 도전한다. 유럽 강호가 2팀이나 있어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부디 아이슬란드에 맞은 예방주사로 면역력을 키웠길 바라본다./dolyng@osen.co.kr

[사진] 용인=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